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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장년층의 참여가 생명을 구한다- 정수원(경남혈액원 헌혈지원팀팀장)

  • 기사입력 : 2018-06-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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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4일 ‘세계 헌혈자의 날’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혈액)을 아무런 조건없이 나누어 준 헌혈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생명을 살리는 아름다운 나눔’인 헌혈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날이다. 헌혈의 중요성과 헌혈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헌혈운동 관련 4대 국제기구(세계보건기구WHO,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국제헌혈자조직연맹IFBDO, 국제수혈학회ISBT)에서 지난 2004년 제정했다.

    2015년 기준 우리나라 국민헌혈률은 6.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주요 선진국인 일본, 호주, 프랑스, 네덜란드 등보다 더 높다. 그러나 우리나라 헌혈자의 대부분은 10~20대(71%)가 차지하고 있다. 자연히 30대 이상의 중장년층 헌혈자는 29%(2017년 기준)에 그치고 있다. 반면, 주요 혈액선진국인 일본과 프랑스는 중·장년층 헌혈률이 각각 78%, 73.1%를 차지하고 있다.

    저출산·고령화로 주 헌혈층인 10~20대 인구는 감소하고, 수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50대 이상 및 중증질환자는 증가하고 있다. 향후 총 헌혈자의 29%인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가 늘어나지 않는다면 10~20대 헌혈 참여가 10%만 감소해도 오는 2022년에는 필요 자급량의 77%만 공급 가능할 정도로 혈액 수급상황이 불안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장년층의 헌혈 참여는 절실하다. 정부는 2022년까지 중·장년층 헌혈률을 42%까지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헌혈장려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헌혈공가제도를 공공·민간기관으로 확대, 봉사시간(4시간) 인정, 직장인들의 헌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헌혈의 집 탄력적 운영, 헌혈자 빈혈 검사를 비중검사(빈혈유무)에서 혈색소 검사(헤모글로빈 수치)로 전환 등이다.

    최근 헌혈자들에게 헌혈을 지속적으로 하는 이유를 물어 보면 생명나눔에 대한 자신만의 희열감을 느껴서라는 답변을 종종 한다. 즉, 아무도 모르게 좋은 일을 했다는 데서 오는 뿌듯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자신의 혈액기부를 통한 자기만족, 더 나아가서는 자아실현을 맛본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참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더욱 아름답게 만드는 숨은 천사들이 아닐 수 없다.

    나눔으로 사랑을 실천하는 기부는 누구나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헌혈은 건강한 사람들만이 하는 특권적인 나눔이다. 자신의 혈액을 수혈받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그 누군가를 생각하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분들은 멀리 있지 않다. 바로 우리 주변에 있다. 아무런 조건 없이 헌혈을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분들이 바로 그들이다. ‘작지만 큰 기쁨을 나누는 헌혈’. 30대 이상 건강한 중·장년층들께서는 오늘 가까운 헌혈의 집을 찾아 ‘나만의 기쁨’을 누려보는 건 어떨까!

    정수원 (경남혈액원 헌혈지원팀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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