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열린포럼] 아시아춤 문화교류로 새로운 경남을 기대하며- 김미숙(경상대 민속무용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8-06-12 07:00:00
  •   
  • 메인이미지

    가까운 이웃인 아시아권의 우리는 실제로는 먼 나라의 이방인과도 같다. 이는 무엇보다 가까우면서도 언어가 통용되지 않아, 서로 얼굴은 닮고 비슷하지만 적극적인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또한 음식문화도 서로가 너무 독특하고 색다르며, 전통적인 의복도 그렇고, 생각도, 관습도 그렇다. 근대 이후 아시아는 2차 세계대전 후유증의 동질성을 안고, 서로를 포용할 만큼 가깝지만 전통적인 문화의 차별성은 아주 독특하기만 하다. 음악의 리듬도, 그림도, 춤도 나라마다 이색적이고 아름답기만 하다.

    아시아권 나라별로 전통적인 춤을 보면 그 나라만의 독특한 캐릭터가 있는, 수많은 세월 속에 응집된 전통성이 내재된 민족춤이 저마다의 자태를 멋지게 지니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민족춤 예술은 단순한 볼거리로만 묻혀서 문화예술 교류로서는 뒤안길에 묻혀 있었다. 이는 그림이나 음악처럼 화폭이나 음반이나 CD 등으로 옮겨 올 수 있고 이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몸으로 직접 표현하고 무대 등의 공간에서 생생하게 펼쳐 보여야 하는 예술분야 때문이기도 하다.

    유럽이나 미국의 민속춤은 거의 스스로 춤추며 단순히 즐기는 카타르시스적인 포크댄스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권의 민속춤은 탄생, 성년, 연애, 결혼, 질병, 죽음 등의 일생 의례와 관련돼 춤이 전승돼 왔고, 수렵, 파종 (播種), 기우(祈雨), 전쟁 등 생존과 관련된 의례에도 각기 다른 형태의 춤이 수없이 많다. 따라서 춤은 각 나라나 지역의 삶이 지니고 있는 생활 및 특수성을 두루 반영하는 동시에, 인체라는 매체를 전제로 해 인류문화의 한 원형을 간직하고 있다.

    나아가 인간의 생로병사는 물론 그들을 둘러싼 사회문화와 자연환경에 관련한 인류의 가치관을 해명하는 한 단초가 될 수밖에 없다. 그 민족의 전통춤을 통해 그들을 읽을 수 있고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다.

    아시아권역의 이웃들과 더욱 가깝고 그들을 존중하고 서로가 공존해 보다 더 잘 살기 위해서 가까운 미래에는 예술과 인문학, 자연과학의 만남으로 소통돼야 할 것이다. 서로 넘나들며 새로운 장르를 구축해 자국의 문화를 미래를 향해 더 꽃피워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대화의 가속화로 문화의 정체성이 더 희박해지기 전에 고유의 전통문화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정책적인 제도가 정착돼야 할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되면 인간의 감성이 더 그립고 자연이나 예술의 아름다움이 더욱 요구될 것이니, 급격하게 변화하는 오늘날 전통예술은 굳건히 설 자리를 잡고 분명히 뿌리를 내려야 함은 필연적이긴 하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부합되는 문화예술 콘텐츠산업으로서의 미래의 부가가치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는 곧 인공지능 기법의 무대 활용 등으로 로봇의 무대 공연화, 드론 할용법 등등의 콘텐츠의 다양화로 볼거리의 증폭, 향유의 즐거움이 증폭될 뿐만 아니라 자연과학의 융합으로 또 다른 경제의 활성화를 기대해 볼 것이다. 경제부강은 이제 문화가 키워드인 시대이다. 세계의 평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더불어 잘 살려고 희망한다면 상대를 잘 알고 배려해야 함은 자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국가 간 자국의 전통 민족춤의 교류만이라도 매년 실현된다면 우리가 서로를 알아 가는 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 되고 부강을 향한 힘이 될 것이다.

    모든 예술은 인간의 본능적인 표현 욕구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춤은 자기 신체를 가지고 영혼을 표현하는 예술인 만큼 더욱 직접적으로 인간과 연결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무용은 인류 최고의 예술이다’라는 예술철학자의 말을 새기며, 오늘 이 시간 중국 광둥성 자오칭의 아름다운 신새벽에 우리의 한국춤 강좌를 준비하며, 위치적으로 중국 동남 끝자락인 광둥성의 춤문화를 만나서 한국의 경남춤 문화와의 동질성과 특이성을 찾아보려고 한다.

    김미숙 (경상대 민속무용학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