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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침묵의 봄’이 오지 않기를- 곽명진(농협창녕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18-06-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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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생물학자 레이첼 카슨이 1962년 출간한 <침묵의 봄>은 ‘기적의 살충제’로 불리던 DDT(디클로로디페닐트리클로로에탄) 등의 화학 살충제와 농약이 환경 속에 어떻게 확산되는가, 잔류농약이 동물 조직에 축적되고 식물 연쇄작용으로 실제로는 야생 생물계를 참혹하게 파괴한다는 점 등을 다루어 인류가 잘못된 삶의 방식으로 멸망을 피할 수 없음을 경고하였다.

    과거에는 먹거리 해결을 위한 식량 생산량 증대를 목표로 무분별한 농약 사용이 묵인되었다면 지금은 농약안전사용 기준에 맞게 사용한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내년 1월 1일부터는 모든 농산물에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Positive List System)를 시행하게 된다. 농약의 오남용을 막고 안전한 농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국산 또는 수입 농산물에 사용등록이 된 농약 외에는 모두 불검출 수준(0.01mg/kg)으로 관리하는 제도이다. 농산물을 재배할 때 등록된 농약만을 사용량, 사용 시기, 횟수 등 농약안전사용 기준에 맞게 사용하라는 것이다.

    해당 부처에서는 PLS 시행에 따른 농업인의 혼란이 가중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먼저 농업인에 대하여 농약 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를 교육하고 홍보하는 데 적극 매진해야 하며, 국내에서 재배되는 모든 작물별로 사용할 농약을 등록해야 한다. 다음으로 농약 포장지 라벨 글씨를 크게 나오도록 개선해야 한다. 농업인이 농약을 사용 목적과 시기, 횟수 등의 정확한 정보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는 라벨 글씨가 너무 작다. 농업인은 평균 65세 이상으로서 깨알 같은 글씨는 젊은 사람들도 알아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농산물 개방화에 따라 안전하지 않은 수입 농산물을 차단하고 우리 농산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PLS 교육에 농업인들도 적극 참여하고 잔류허용기준이 설정된 농약 이외의 성분이 검출되지 않도록 농약안전사용기준을 지켜야겠다. 허용기준 이상의 농약 사용은 우리 세대가 아니더라도 다음 세대의 봄을 침묵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곽 명 진

    농협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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