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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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 어떤 게 잘 사는 겁니까

“삶이 걱정되고 두렵더라도 용기 내 마주해봐”
명진스님이 알려 주는 ‘인생살이 비법’
다양한 사례로 ‘잘 사는 법’ 해답 제시

  • 기사입력 : 2018-06-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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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님이 봉은사 주지로 있을 때다.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씨가 지인과 함께 몇 차례 봉은사를 찾아왔다. ‘어느 날 그와 차를 한잔했는데 그가 대체 어떤 게 잘 사는 거냐고 물어봤다. 돈만 벌면 행복할 줄 알고 달려온 대한민국 최고 부자의 질문이었다.’

    이재용씨만이 아니라 스님이 만나본 한국 사회의 수많은 명사와 부자들도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그런 고민이 없던 사람을 꼽는 게 빠를 정도였다. 한국 최고의 부자라고 불리는 사람들도 사는 게 어렵고 행복하지 않다.’

    <스님, 어떤 게 잘 사는 겁니까>는 최고의 부자도, 최고의 유명인사도 궁금해 마다하지 않던 인생을 잘 사는 방법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스님은 말한다. ‘우리에게는 그 어떤 길을 가더라도 헤쳐나갈 능력’이 있다고.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이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든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더러는 스님에게 이런 질문도 한다. ‘미운 사람을 매일 봐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스님은 참으라, 용서하라, 내 잘못이라 생각하고 넘겨라 같은 대답을 하지 않는다. ‘사람 관계가 언제나 맑은 하늘’일 수는 없고 ‘구름처럼 마음은 변화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스님은 특유의 화법으로 이 질문에 대답한다.

    ‘미워해. 계속 미워해라. 미운 마음을 어떻게 하겠냐. 그런데 그 마음이 왜 생겼는지는 스스로 생각해봐라. 그 마음이 정말 네 마음인지 물어봐라.’

    스님은 강조한다. ‘재탕 삼탕하는 삶을 청춘이라 부를 수 없다’고. ‘우리는 태어난 순간 늙어가고 있고 동시에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스님은 ‘나이가 적다고 청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기성의 권위와 전통이라는 틀을 비판 없이 따라다니는 사람은 청춘이 아니라 노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우리 사회 분위기가 청춘을 청춘답게 살 수 없게 만든다. ‘남들과 다른 소리를 하는 사람, 제 목소리를 크게 내는 사람, 바른말 하는 사람에게 눈치를 주고 또 배척할 때가 있다. 학교에서, 직장에서, 정치권에서. 그저 조직 내에서 기계부품처럼 묵묵히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을 최고로 치는 경우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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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스님은 ‘모두가 달달한 수박이 될 필요’가 없다고 한다. ‘호박에 줄을 그어 수박이 되려고 하지 말자’고. ‘호박이 존재하는 건 호박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호박으로서의 자존을 가지고 살아가도 충분’하다고.

    ‘이 순간도 많은 불안과 걱정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 불안과 걱정이란 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실제로 일어나지도 않는 것들을 가지고 우리 자신을 힘들게 만들고 있는 셈이다.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면서 헛되이 시간을 보내서야 되겠는가. 수없는 환상과 착각 때문에 인생을 힘들게 한다면 어리석은 일이다. 걱정을 하느라 인생의 소중한 일들과 귀한 시간을 잃기도 한다.’

    ‘야구에서 3할 타자면 훌륭하다. 3할 타자도 열 번 타석에 들어와 세 번 안타를 치는 거다. 그러니 좀 실패하면 어때 하는 배짱을 가져보자. 매번 안타를 치고 홈런을 칠 수는 없다. 삼진아웃도 당하고 병살타도 치고 그러다 가끔은 결승홈런도 때리는 날도 생기는 거다. 매번 최상의 컨디션으로 뛴다면 그게 로봇이지 사람은 아니다. 비록 지금 삶이 걱정되고 두렵더라도 조금 용기 내어 마주하자. 걱정과 불안은 사실 별 게 아니다. 어쩌면 기회일 수도 있다.’

    명진 지음, 다산초당 펴냄, 1만5000원

    양영석 기자 yys@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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