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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원광역시는?- 강정운(창원대 명예교수)

  • 기사입력 : 2018-06-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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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창원시장 선거에서 광역시 이슈가 부각되지 않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시민들이 있었을 것이다. 광역시 추진에 앞장선 안상수 시장과 이것을 정치적 사기라고 비판했던 허성무 당선자를 비롯해 모두가 광역시 이슈를 선거전의 중심에 끌어들이지 않았다.

    광역시 추진이 정치적 사기라는 발언은 광역시를 기대한 많은 시민들을 사기에 놀아나는 무지몽매한 수준으로 격하시킴으로써 상실감과 상처를 주었다. 시장 폄하가 시민 폄훼가 된 셈이다. 시민들의 광역시 염원이 이미 확인되었음에도 추진 결의를 다진다는 명분의 대규모 행사가 자주 개최된 것도 문제의 소지는 있었다. 이것이 정치적 목적의 행사로 비쳐짐으로서 추진의 순수 동력이 훼손되기도 한 것이다. 한편 비판도 광역시 추진을 무력화하려는 목적의 실현 가능성 비관론에 집중되면서 광역시 추진의 효과에 대한 진지한 논쟁은 실종됐다. 이처럼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광역시 추진은 도시의 미래에 관한 이슈가 아닌 선거 전략에 초점을 맞춘 정치적 이슈로만 자리 잡았다.

    애초부터 득표를 위해 여기저기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대선후보들이 쉽게 공약으로 채택할 것 같지는 않았다. 향후 지방행정체제 개편, 경남도와의 이해 갈등, 경기도의 인구 100만 이상 도시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모르고 추진한 것도 아니었다. 광역시 승격 요구는 준강제적 통합을 겪었으며 태생적 갈등이 잠복된 창원시에 대한 제도적 보상 요구였으며 시민들의 권리의식 표출이기도 했다. 창원광역시 추진의 찬반 논쟁에서는 찬성 논리가 총체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반대 논리의 핵심은 부분적 이해관계와 낮은 정치적 실현 가능성이었다. 그렇지만 비판은 광역시 승격의 편익을 무시하고 정치적 실현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 관점에 집중됐다. 창원광역시 추진의 논리적 정당성과 경제적 의미에 관한 공개적 찬반 논쟁의 장도 없었다. 외형적으론 광역시 추진 반대를 외치면서 통합 전으로의 분리를 실질적 목표로 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도시의 공식 명칭에 특별시, 광역시의 계급장이 붙은 한국에서 창원광역시와 경남 창원시의 위상은 프로 스포츠 1군 리그와 2군 리그에 견줄 수 있다. 국가예산 및 자원 경쟁은 1군 리그인 광역시도에 한정되므로 기초자치단체는 아예 이 게임에서 배제된다. 역량이 넘치는 선수가 1군으로 편입되겠다는 것은 당연한 주장이었다. 일부 광역시들을 넘어서는 역량과 인프라를 갖춘 창원시에겐 광역시 추진이 당위적이고 필연적이었으며 분리운동이고 독립자치운동이었다. 심각한 구조적 취약성을 가진 창원시에겐 광역시 추진이 불안한 미래에 대비한 돌파구였다.

    광역시 추진이 정치적 사기였다면 제도적 권한과 자원동력 역량이 미약한 기초자치단체장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공약도 결과적으론 정치적 사기가 될 수 있다. 새 시장이 창원시가 광역시에 준하는 수준의 제도적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기대한다.

    강정운 (창원대 명예교수)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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