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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의 든든한 효자, 농지연금- 안상준(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 기사입력 : 2018-06-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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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년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던 대한민국은 70여년이 지난 지금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그러나 가슴 아픈 사실은 당시에 굶주리고 배고팠던 우리의 아버지, 할아버지는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난 속에서 살고 계신다는 것이다. OECD가 발간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17 (Pension at a Glance 2017)’을 보면 대한민국 65세 이상 고령세대의 빈곤율은 45.7%이다. 2위와 3위인 20%대의 오스트레일리아나 멕시코보다도 압도적으로 높고, OECD 회원국의 평균보다는 4배나 높은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상황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례 없는 빠른 속도로 농촌지역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고, 농가인구가 고령화될수록 저소득층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커서 고령농업인에 대한 노후대책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가 경영주의 평균연령은 67세이며 70세 이상의 농가 경영주도 41.9%나 된다. 농사 짓는 10농가 중 4농가가 70대 이상인 셈이다. 이대로 계속된다면 농업 생산기반이 위축되어 점점 소득은 감소하고 결국 농촌공동체의 해체로 인한 농촌소멸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현실을 인지하여 정부에서는 고령농업인의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도록 돕기 위해 농지연금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농지는 있으나 별도의 소득원이 없는 사람이 소유농지를 담보로 사망할 때까지 매달 생활비를 연금으로 지급받고, 사망하면 농지를 처분하여 그동안 지급받았던 연금과 이자를 상환하는 역모기지론 형태의 노후생활 안정 지원제도이다. 5년 이상 영농 경력을 가진 자로서 가입자가 만 65세 이상이고, 공부상 지목이 전·답·과수원으로 실제 영농에 이용 중인 농지이면 신청 가능하다.

    농지연금의 장점을 보면 우선, 부부종신연금이라는 점이다. 농지연금을 받던 사람이 사망할 경우 배우자가 승계하면 배우자 사망 시까지 계속해서 농지연금을 받을 수 있다. 또한 농지연금을 신청한 후에도 연금을 받으면서 담보농지를 직접 경작하거나 임대할 수 있어서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연금채무 상환 시 담보 농지 처분으로 상환하고 남은 금액이 있으면 상속인에게 돌려주고, 부족하더라도 더 이상 청구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좋은 점에도 불구하고 전체 농가 중 농지연금 가입 비율은 2017년 기준으로 1.8%에 불과하다. 많은 농업인들이 이 제도를 잘 모르거나 알고 있더라도 아직 연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자녀들에게 상속하고 싶은 욕구와 물려받은 땅은 팔면 안 된다는 인식 때문에 가입률이 낮은 수준이다.

    농지연금이 지금보다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우선, TV나 신문과 같은 언론매체를 통한 공익광고를 확대하여 국민들에게 농지연금의 장점 및 혜택 등을 알릴 필요가 있다. 또한 전국에서 이뤄지고 있는 수많은 지역행사에 참가하여 홍보부스를 만들고 현장에서 신청 및 상담을 해준다면 가입률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자녀들의 마음가짐이다. 농지연금에 가입하기 위해 상담받은 부모님 중 대부분이 자녀와 의논한 후 결정하겠다며 망설이시는 분이 많다.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을 후손들에게 남겨주는 것도 좋지만, 자식들 키우시느라 일평생을 수고하신 부모님을 위해 자녀들이 먼저 농지연금을 권해드리면 어떨까. 막연한 노후에 대하여 근심과 걱정으로 가득하신 부모님께 농지연금이 든든한 효자가 되어 줄 것이다.

    안상준(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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