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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수준 좀 높이자- 양영석(문화체육부장)

  • 기사입력 : 2018-06-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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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러시아월드컵 조별 예선 한국과 스웨덴의 경기를 지켜봤지만 0-1로 패배했다. 한국의 공격은 무뎠고 수비는 허술했으며 조직력은 실종돼 과연 월드컵 본선 진출 팀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김영권의 육탄방어와 골키퍼 조현우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스코어는 0-3 이상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유효슈팅 한 번 날리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패하는 모습을 본 국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FIFA 랭킹 57위인 한국은 같은 조에 편성된 스웨덴(24위), 멕시코(15위), 독일(1위)에 비해 객관적인 전력에서 크게 열세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였는지 모른다.

    본선 참가 32개국 중에서 우리보다 낮은 랭킹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67위), 러시아(70위)뿐이다. 그나마 러시아는 A매치 횟수가 적어 랭킹이 낮을 뿐이지 실제 전력은 그보다 한참 위다.

    애초부터 러시아월드컵은 한국민들에게 역대 가장 관심 없는 월드컵이라는 얘기가 있었다.

    우리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의 관심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소식에 쏠렸고 월드컵 개막일(15일)이 6·13 지방선거 이틀 후로 일정이 상당 부분 겹치면서 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이나 전지훈련 소식은 묻히고 말았다.

    국내외 이슈보다 더 국민들의 관심을 떨어뜨린 것은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이 낮은 탓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4.7%가 조별 예선에서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16강 이상 진출할 것이라는 응답은 37.7%에 그쳤다.

    필자 역시 지인들에게 스웨덴전을 앞두고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물어보니 승리보다는 패배할 것이라는 예측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은 역대 총 10회,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아시아 축구 강국이다. 하지만 본선에서 받은 성적표는 초라하다. 16강 이상 진출은 단 2번이고 8번은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의 지휘로 4강에 진출한 적이 있지만 홈 이점을 받은 게 사실이다.

    영국 프리미엄리그, 독일 분데스리가, 스페인 라리가 등 세계 정상급 리그 경기들이 TV로 중계되면서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지만 한국대표팀의 기량은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월드컵 조추첨을 할 때마다 최하위 그룹에 편성돼 경우의 수를 따지는 것도 그리 유쾌하지 않다.

    한국축구의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들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만족하지 말고 본선에서도 강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쳐 주길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획기적인 경기력 향상 방안이 나와야 한다. 우리나라 전반적인 축구 수준을 높이지 않고 대표팀에게 좋은 성적을 올리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재미없어 못 보겠다’는 말이 나오는 K리그1(클래식), K리그2(챌린지), 내셔널리그(실업축구) 등 국내 리그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하고, 축구 유망주 발굴·육성에 더 많이 투자해야 한다.

    그에 앞서 대한축구협회의 비전 제시가 있어야 하고, 기술위원회 등에 대한 인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

    축구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스포츠가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양영석(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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