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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無知)- 이상권 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06-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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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있다. 사리에 맞지 않는데도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막된 행동을 경멸하는 의미다. 근거 없는 확신은 아집이란 똬리를 틀고 타인에게 자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만 옳고 만사가 자기 방식대로 관철돼야 만족하는 독불장군식 신념이 강하다. 이런 유형은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는 공통점이 있다. 타인에게 극심한 좌절과 인격적 모욕을 안기고도 합리화한다.

    ▼사회가 문명화하면서 현대인 대부분은 무지를 인정하지 않는다. 고등교육의 보편화와 지식에 대한 접근성 용이 등에 기인한다. 앎과 이해는 별개지만 이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진실을 믿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선별적으로 찾는 ‘확증편향’이 강하다. 이런 탓에 전문가와 일반인의 지적 수준 차이가 없다는 착각에 빠진다. 무지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오히려 자기 의견에 확신을 더하는 모습을 보인다.

    ▼더닝-크루거 효과(Dunning Kruger effect)란 용어가 있다.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자신의 수준을 실제보다 더 높게 추정한 반면 뛰어난 사람은 오히려 더 낮게 생각한다는 이론이다. 심리학자인 미국 코넬대 데이비드 더닝과 뉴욕대 저스틴 크루거는 인지편향 조사에서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능력이 부족한 이들은 잘못된 결론에 도달해도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342명의 새로운 경남 지방권력이 탄생했다. 이들의 권한은 도민 삶의 질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막강하다. 유권자의 마음이 표심에 반영됐지만 독단과 독선을 허용하는 의미는 아니다. 민의를 잘 반영해 줄 것이란 믿음의 선택이다. 권력자가 무조건 자신이 옳다는 근거 없는 확신에 빠지는 순간 민초의 삶은 풍비박산이다. 찰스 다윈은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을 가지게 한다”고 했다. 본격 출범을 앞둔 민선 7기 단체장들이 새겨야 할 부분이다.

    이상권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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