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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저장- 백경희(창원 the큰병원 홍보실장)

  • 기사입력 : 2018-06-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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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좀 찍을게요. 찰칵찰칵.’ 사람들은 중요한 순간들을 장면으로 기억한다고 한다. 밖에서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기 전 사진 찍기는 일종의 의식행위처럼 자연스럽다. 나만 그랬나 싶어 주위를 쓱 둘러보면 앞뒤 테이블에서도 비슷한 모습들이다. 그렇게 다양한 구도로 한참을 찍는다. 맛있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서.

    사실 시각적 비중이 커진 세상에서 보이는 부분을 의식하고, 연출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그래서 인생 사진이란 말도 탄생하지 않았을까. 인생 사진이란, 한 사람의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의 굉장히 잘 찍힌 사진을 일컫는 유행어이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인생사진을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특히 부모님은 작가 못지않게 열정적이다. 한 번은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외국의 아이와 한국 아이에게 여행사진을 보여주며 기억에 남는 것들에 대해 물었다. 그랬더니 외국의 아이들은 주로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한 말했지만 한국의 아이들은 대부분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왜 그럴까? 그건 바로 우리가 사진 찍을 때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된다. ‘여기 봐. 엄마 봐. 카메라 봐.’ 아마 많이 들었을 것이며, 동시에 많이 했던 말일 것이다.


    내 주변에 얼마나 멋진 세상이 있는지도 모른 채 우리는 카메라를 응시했고 포즈를 취했다. 보고 느낄 새가 없었다. 더 좋은 인증샷과 인생샷 찍기에 바빴기에. 남는 건 사진밖에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하지만 사진을 잃어버린 후에는 무엇으로 추억해야 할까?

    지금 우리는 찍는 것에 너무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기억이 지속되려면 새겨져야 한다. 머릿속이든 마음속이든. 그러려면 보고, 느끼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 순간의 감동은 아무리 좋은 장비로도 다 담기지 않는다. 온전히 그 순간에 나의 감각들을 이용해 느끼고 몰입하는 것 이외에는 마음에 담을 수가 없다.

    그러니 사진 찍기 전에 잠시라도 좋으니 먼저 눈으로 찍고 그리고 마음에 담자. 그다음 카메라를 들자. 세월에 잊히는 일이 많다고 하지만 내 마음속에 새겨진 것은 영원히 잊히지 않음을.

    백경희 (창원 the큰병원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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