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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름은 청춘] 소시지 팔아 세계여행하는 권진실 씨

남해에서 땀을 팔아 세계에서 꿈을 삽니다

  • 기사입력 : 2018-06-2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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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 독일마을의 한 카페, 손님들에게 독특하게 인사를 하는 사장이 있다. “세계여행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카페를 관심있게 둘러보면 알 수 있다.

    카페 사장이 카페에서 번 돈을 모아 일 년에 한 달씩 세계여행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게다가 그 돈으로 손님들까지 세계여행을 보내주고, 여행 동기를 자극하는 강연이나 모임도 주최하고 있다.

    ‘소시지 팔아서 세계여행’이란 목표로 오늘도 열심히 소시지를 팔고 있는 청춘 권진실(30·여)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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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독일마을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권진실씨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 뒤로 그녀가 세계여행을 다니며 곳곳에서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다./성승건 기자/


    ▲쉼표 없는 삶 탈출하기

    20대 중반 그의 꿈은 카페 사장이었다. 자신이 개발한 메뉴를 사람들에게 선보이며 소통하는 일이 무엇보다 즐거웠기 때문이다. 전공도 호텔조리 관련 학과였고 관련 경험도 열심히 쌓았다. 그렇게 졸업 후 그는 취직 대신 창업을 택했다. 1년을 준비했고, 2015년 11월 외갓집이 있던 남해에서 작은 카페가 문을 열었다.

    하고 싶었던 일이었기에 무조건 열심히 했다. 오전 8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주방과 서빙, 청소까지 모든 일을 혼자 도맡았다. 쉬는 날도 없었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 노력하는 만큼 가게는 꽤 번창했다. 그런데 3~4개월이 지나자 하나씩 어긋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몸이 무너졌다. 스트레스성 두드러기에 꼬박 두 달 밤낮을 시달렸다. 마음도 점점 병들어 갔다. 매일 아침 가게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은 순간 저에게 휴가를 줘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일, 그것도 카페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일이 필요했죠. 그래서 무조건 일 년에 한 달간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어요. 카페에 있으면 일에 자꾸 얽매일 것 같았서 완전 떠나기로 한 거죠.”

    결정이 어려웠지 진행은 쉬웠다. 가장 큰 문제가 한 달간 비어 있는 카페 운영이었다. 마땅한 적임자를 어떻게 구하나 했는데, SNS에서 그의 사연을 들은 손님이 남해로 여행와서 한 달간 가게를 맡아주기로 하면서 해결됐다.

    이후 그는 매달 여행경비로 30~40만원씩 적금을 넣기 시작했다. 매달 적금통장에 행복이 쌓이는 것 같았다. 그렇게 그는 벌써 세 번째 휴가를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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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독일마을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권진실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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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관련 장식품으로 꾸며진 카페.


    ▲여행하며 일하니 여행하듯 살아져

    첫 휴가지는 남미였다. 권씨는 여행 내내 꽤 많이 울었다고 했다. 감동과 기쁨의 눈물이었다. 이미 27개국을 다닌 여행 베테랑이었지만 대학시절 배낭여행과는 차원이 달랐다. 귀하게 얻은 시간이었기에 많은 순간들이 감동적이었고 소중했다. 그렇게 한 달 만에 돌아온 일상은 또 고마웠고, 일 년 후 그를 기다리는 여행은 또 그를 설레게 했다. 그는 이 즐거움을 혼자 누리는 것이 아쉬웠다.

    “생각해보니 제 세계여행을 우리 카페 손님들이 보내준 거잖아요.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카페에서 고객 이벤트를 열었어요. 1등에 200만원 상당의 남미여행 패키지 여행권을 걸었죠. 2등에 비행기 왕복 티켓권, 3등에 숙박권이었어요. 많은 손님들이 제가 느낀 감동을 함께 나누길 바랐죠. 진주에서 오신 손님이 1등에 당첨됐는데, 일상을 접고 훌쩍 다녀오시는 용기를 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좋았어요.”

    그의 ‘여행 권유 오지랖(?)’은 손님 여행 보내주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남해 청소년들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전하기 위해서 사비를 털어 서울의 유명 여행강사를 초청해 강연회도 열고, 청년들을 카페에 모아서 청년과 여행과 관련된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또 그의 카페 인테리어도 점점 ‘여행을 충동질하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여행과 관련된 서적을 비롯해 여행 기념품과 소품들이 가게에 꽤 많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카페를 상징하는 호두까기 인형과 가게 한가운데 자리한 다소 엉뚱해 보이는 큰 크리스마스 장식도 “손님들이 카페에서 여행하는 기분을 누리길 바란다”는 그의 바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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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사진으로 채워진 카페.



    ▲일과 여행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

    그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일을 위해서이고, 일을 하는 이유는 여행을 위해서이다. 그는 이 오묘한 균형이 쭉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해외 여행지에서 한 달 장기 여행자를 만나면, 외국인들은 대부분 휴가를 내고 왔다고 말하는데 한국인들은 대부분 회사나 일을 그만두고 왔다고 말해요. 그게 너무 이상하더라고요. 저는 카페 일도 재미와 보람이 있고, 여행도 꼭 필요한 충전재예요. 처음에는 둘 다 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하겠다고 생각하고 밀어붙이니까 이렇게 이뤄지더라고요.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건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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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시지 메뉴를 조리 중인 권진실씨.


    그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소통하면서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 SNS를 적극 활용한다. 남해의 소식도 전하고, 일상의 생각과 카페 메뉴를 소개하기도 한다. 또 ‘소세지 팔아 세계여행’이라는 작은 피켓을 들고 다니면서 세계 곳곳을 촬영해 SNS에 올리기도 한다.

    “SNS를 보시고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아요. 저 세계여행 보내주려고 소시지 팔아주려고 왔다는 손님들도 계시고,(웃음) 제 일과 삶을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시죠. 무엇보다 좋은 건 제가 카페를 비우는 한 달 동안에도 손님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거예요.”

    한 달간 카페를 비우고 떠나는 세계여행을 역으로 홍보에 이용하기도 한다. 그는 해외여행을 떠나는 동안 SNS 활동을 더 열심히 하면서 손님들과 소통하고, 이벤트도 더 적극적으로 연다고 했다. 그의 SNS친구는 수천명에 달한다. 아마도 그의 많은 SNS 친구들은 열심히 즐겁게 사는 그의 삶을 응원하기 위해 기꺼이 그의 소시지를 사주는 손님이 돼 줬으리라. 그렇게 그는 40평 남짓하게 시작한 카페를 3년 만에 3배 가까이 확장할 수 있었다.

    그의 꿈은 지금 운영하는 카페를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이 찾는 대표적인 카페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여행도 더 마음 놓고 떠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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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두까기 인형 뒤에서 포즈를 취한 권진실씨.


    ▲이 시대 청춘에게 하고 싶은 말



    남녀노소 부러움을 살 것 같은 삶을 살고 있는 그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청춘블루스 공식질문인 ‘청춘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고 답했다.

    “젊을 때 실패를 많이 해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도 도전하기 전 걱정이 너무 많았어요. 그런데 걱정만 하다 보면 그만두고 싶어지더라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모든 부분에서 제약도 더 많아지고요. 두려워하지만 말고 도전하세요. 저는 그러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됐어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잖아요. 도전과 경험은 시야를 더 넓히는 기회가 될 거예요.”

    조고운 기자 lucky@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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