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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유네스코 가짜 보고서’- 조윤제 정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18-06-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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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해 개봉한 영화 ‘군함도’는 일제 침략기 일본의 만행을 신랄하게 보여준다. 일본에서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배를 타고 고향을 떠난 조선인들은 일본이 아닌 강제 징용지인 지옥의 섬 ‘군함도’에 도착해야 했다. 조선인 남자들은 해저 1000m 깊이의 막장에서 매일 가스폭발 위험을 감수하며 강제 노역을 하고, 끌려간 여자들은 성 노리개로 전락해 절망의 세월을 지옥섬에서 보내야 했다.

    ▼군함도로 일컬어지는 ‘하시마 탄광’ 등 일본의 근대산업시설 23곳이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일이 있다. 일본의 산업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산업시설이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는 게 일본 당국의 등재 신청 사유이다. 당시 일본 정부는 세계유산 등재 시설에서 이뤄진 강제노역 사실을 인정하면서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정보센터’를 설치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지난해 11월 유네스코에 제출한 경과보고서를 보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킬 생각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강제 노역자를 ‘산업을 지원한 한반도 출신자’로 규정하고, 정보센터를 하시마 탄광에서 1000km나 떨어진 도쿄에 짓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이런 꼼수 보고서에 대해 유네스코가 일본의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결정문을 조만간 채택하도록 만들어 내년 11월까지 일본의 추가보고서를 받아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일을 보면서 일본은 계속 나쁜 나라의 길을 가고 있고, 일본이 잘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런 못된 행태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나쁜 태도. 평온한 나라 조선을 집어 삼키고도 모자라 무고한 사람들을 칼로 찌르고, 총으로 쏘아 죽이고, 멀쩡한 여자들을 끌고가 위안부로 만들고도 반성하지 않는 나라. 일본에 지진·쓰나미 등 재해가 계속 생기고, 불길한 징조가 많이 나타나는 것은 이런 나쁜 나라의 습성에 대한 필연적 재앙은 아닐까.

    조윤제 정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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