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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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토지’의 실제 모델 ‘조씨고가’에 가다

  • 기사입력 : 2018-06-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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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신마을은 하동군 악양면사무소에서 1㎞ 북쪽에 위치하고 있고 동으로 부계마을, 서로 주암마을, 남으로 정서마을과 정동마을, 북으로 노전마을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정서마을의 위쪽 지역에 새로 생긴 마을이라는 뜻으로 ‘새터몰’로도 불린다. 상신마을 인구는 2016년 12월 기준으로 65가구 129명이고, 주요 농산물은 취나물, 고사리, 매실, 대봉감, 곶감 등이다. 마을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은 ‘조씨고가(趙氏古家)’와 ‘동곡재(桐谷齋·조선시대 인천 이씨 문중의 재실)’가 있고, 역사적인 인물로 의병대장 임봉구(任鳳九)의 기록이 전해진다. 조씨고가는 조선 개국공신 조준(趙浚·1346~1405)의 직계손인 조재희(趙載禧)가 낙향해 지었다. 구전에 16년에 걸쳐 건축한 것이라 하며 ‘조부자집’으로 더 유명하다. 동학혁명과 6·25전쟁을 거치면서 사랑채와 대문채, 초당, 사당 등이 불타 없어지고 안채와 행랑채, 방지(方池·방형의 연못)만이 남아 있다.

    조씨고가는 박경리 소설인 ‘토지’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하동 여행에서 영화 ‘토지’의 세트장인 ‘최참판댁’은 반드시 거쳐 가지만 실제 모델이었던 조씨고가는 별로 가지 않는다. 지기(地氣·땅 기운)가 뛰어난 조씨고가를 방문해 ‘생기’를 함빡 받아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가 방문한 날에 마침 대전에 거주하는 후손(조덕상·平壤趙氏 28세 손)이 고가(古家) 관리 차 내려와 있었다. 공학박사이며 대학교수인 조 선생은 세계 100인 공학자로 선정된 인재(人才)로 대화 중에 고가 복원과 보존을 위해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데 필자가 감정한 조씨고가는 여느 고가와는 다른 점이 있었다. 솟을대문을 들어서니 정면에 방형(方形·네모 반듯한 모양)의 연못이 있는데, 뒤쪽 산의 지기가 설기(泄氣·기가 빠져나감)되지 않도록 비보(裨補·도와서 모자라는 것을 채움) 역할을 하고 있었다. 고가의 뒤쪽과 측면에는 산이 둘러서 감싸고 있으며 알맞은 높이의 기와담장이 둘러싸여 있었다. 이러한 연못과 산과 담장은 ‘氣乘風則散, 界水則止(기승풍즉산, 계수즉지·기는 바람을 맞으면 흩어지고 물을 만나면 정지한다)’의 일익을 담당한다. 즉, 연못은 지기를 멈추게 해 집안에 생기가 감돌게 하고, 담장은 계곡풍을 차단시켜 생기가 흩어지지 않도록 한다. 고가는 산이 둘러싸여 어머니의 품안에 있는 것처럼 안온한 곳이어서 양택(주택을 포함한 건물)의 길지가 됐다.

    조씨고가는 ‘조부자집’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려운 사람들을 많이 도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풍수에서는 ‘소주길흉론(所主吉凶論)’을 중요시 여긴다. 이 뜻은 “명혈 길지는 반드시 적선(積善)과 적덕(積德)을 해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지적이 음택(무덤)뿐만 아니라 양택에도 적용된다고 본다. 또한 땅을 쓸 사람의 사주팔자도 참고해야 한다. 풍수지리학과 사주명리학의 접목이 없으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문을 지나 우측으로 가면 잔디와 나무를 심어놓은 정원이 있고 한 계단 더 올라서면 안채와 곳간 등이 있는 시계방향의 효율적인 동선을 갖추었다. 연못과 정원은 고가에 들어서기 전의 ‘완충공간’으로 외부인이 방문할 때,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현대주택에 적용하면 효율적인 동선 확보와 거주자와 손님, 모두에게 안락한 감정을 가져다 줄 것이다. 모든 것이 그대로 있다면 풍수적인 연구가치가 높았을 것인데, 안채와 행랑채, 연못만 있다는 것이 안타까우며 향후 원형대로 복원시켜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남겼으면 한다. 행랑채와 안채 사이에 약간 거리를 두고 바위가 박힌 채 자연 그대로 솟아 있는 곳의 정원은 지기가 강렬했다.

    후손과 함께 행랑채의 지기를 감정하면서 좌측 5분의 1 정도 면적은 지기가 나쁘지만 나머지 5분의 4 면적의 터는 좋은 기운을 품고 있음을 알려줬다. 방안에도 지기가 나쁜 곳을 알려주면서 그곳에서는 잠을 자지 않도록 당부했다. 후손의 말인즉 오래전에 풍수하는 분이 와서 비슷한 위치가 나쁘다고 알려줬는데, 필자처럼 선을 정확히 그어 알려주니 더 신뢰를 느낀다고 했다. 다시 방문하기를 원하기에 기꺼이 승낙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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