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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7기 출범… 인사, 제대로 할까?- 정기홍(거제본부장·국장)

  • 기사입력 : 2018-07-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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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민선 7기의 경남지사, 경남교육감, 시장·군수들이 모두 취임했다. 이번에는 새로운 인물들이 많다. 새 자치단체장들에게 많은 기대를 거는 가운데 염려스런 것은 연임이든 초임이든 공직자들은 취임 초기에 ‘인사’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단체장, 즉 인사권자는 ‘공직사회가 바로 서야 지역도, 주민도 바로 선다’는 평범하면서도 소중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중앙부처, 자치단체, 공기업, 농·수·축협까지 인사비리는 현재진행형이다.

    중앙부처의 낙하산 비리부터 시작되니 물이 아래로 흐르듯 지자체의 인사비리도 계속 곪고 있다. 예컨대 1954년 창립된 산업은행과 1976년 창립된 수출입은행의 경우 내부 출신 행장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지금까지 34명의 산업은행장과 20명의 수출입은행장 모두가 낙하산 인사다. 대다수 공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장은 정치권이나 중앙부처 출신들이 차지했다.

    낙하산 인사를 하는 정부는 “방만 경영을 하면서 월급은 많은 반면 일은 적게 하는 무사안일한 조직을 바꿔야 하는데 내부 출신 사장으로 가능하겠느냐”며 개선 의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핑계를 해댄다. 참 웃기는 일이다.

    지방으로 내려가보자. 지자체 인사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단체장의 ‘내맘대로 인사’가 아니라 단체장을 뽑는 ‘주민의 사고방식’이다.



    ‘인사는 만사다’. 때문에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인사가 최선이다. 이 원칙에 따라 그 자리에 앉으면 ‘적임자’가 된다. 적임자가 그 일을 해야 주민에게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열심히, 창조적으로 일하는 직원에게는 승진의 대가를 줘야 한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권자’는 선거운동 때 ‘지역발전’을 수천 번 외쳐놓고 지역발전을 위한 인사가 아니라, 선거캠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사람부터 업무의 적임 여부 관계없이 출자·출연기관장에 임명해버린다.

    그런데도 유권자이자 주민들은 “참 잘못됐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선거 때 고생했으니까”라며 매우 후진적 사고를 장착하고 계속 수긍을 해오고 있다. 이를 감시하고 견제해야 하는 의회는 어떠한가. 경남지사를 역임한 A씨는 최근 한 사석에서 “의회에서 장 등을 지낸 사람들이 인사청탁을 해 와 들어주곤 했는데, 지사에서 물러나니 전부 배신하더라”며 격노했다고 한다. 이러니 의회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겠는가. 또 내려가보자. 시·군의 과장들은 상당수, 아니 대다수가 비슷한 말을 한다.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고? 가만히 있는데 어떤 놈이 사무관 승진시켜 주냐?” 이들은 “퇴직 후나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서 교육을 받을 때 타 시·군 공무원들과 술 한잔 기울이면 온갖 얘기 다 나온다”며 “이때 A·B·C·D·E시와 F·G·H·I·J군의 사무관 승진비가 대략 정리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한 사무관은 “우리 시장(군수)은 승진인사 때마다 여러 명한테 받는 것보다, 머리가 좋아서 큰 사업 몇 건에 처리해버린다”고 비아냥거리기도 했다.

    지난 6·13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공직사회에서는 “000이 실세 됐네”, “나는 골치 아프게 됐다”고 한숨을 쉬는 등 인사 문제를 둘러싸고 계속 시끌시끌하다. 돈으로 자리를 사야 하고, 돈으로 자리를 사도록 하는 악습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반복되면 공직사회는 물론이고 지역, 주민, 자식들의 미래, 모두가 불행해진다.

    정기홍 (거제본부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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