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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심사 제도의 과제- 문봉섭(미국·이민법 변호사)

  • 기사입력 : 2018-07-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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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불거진 제주도의 예멘 난민 정착 문제는 이제 한국도 본격적으로 국제 난민 이슈에 직면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정부의 적극적이고 전문적인 난민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첫째, 난민심사와 정책에서는 어떤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다른 가치와 조화를 이룰 것인지 정책의 목표가 확실해야 한다. 난민 문제는 휴머니즘에만 경도되어 난민을 허용할 수는 없다. 이는 복잡한 이슈를 안고 있다. 정착지원과 혜택, 한국 국민들과의 형평성, 국내사회 및 문화적 동화의 문제, 경제에 대한 영향 등 난민과 연관된 이슈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난민들이 무조건 국가안보에 해가 된다는 실증적이고 명확한 증거는 없지만, 난민심사에서 국가안보는 항상 최우선시해야 할 가치이다.

    둘째, 행정부 내 관련 부처의 상세한 난민심사 기준이 속히 마련돼야 한다. 현재 정부는 난민심사 자체에만 집중하고 있지만, 관련 부처의 심사 또한 살펴야 한다. 예를 들어, 질병관리본부는 난민신청자에 대해 검사 대상의 질병 선정, 검사 방법 등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수립해야 한다. 국가안보는 비단 테러와 같은 외부적 폭력에 의해서만 위협을 받는 것에 국한되지 않는다. 무형의 전염병으로 국가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셋째, 외국인 정책본부에서는 난민의 심사에 대한 법적 기준과 난민 신청인의 신원조회 및 추적, 난민을 인정할 수 있는 합법적 근거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토대로 하는 정교한 난민 심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최근 ‘난민심판원’을 신설한다고 발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난민심사와 기타 추방 케이스 등을 포괄하는 이민법원을 설립해 준사법적 심사의 범위 안으로 가져오는 것이 좋을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서류조작을 통한 난민신청이 급증하고 있어 난민심사를 예전보다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 수준의 폭력에 대해서는 난민신청을 승인하지 않고, 박해의 정도까지 이르러야 난민을 인정하고 있다.

    넷째, 난민 인정을 위한 지역별 국가별 쿼터 할당을 입법으로 정해야 한다. 한국 내의 경제적 상황과 실업통계를 바탕으로 연간 지역별 국가별 난민 쿼터를 설정해야 총체적 난민 정책을 관리할 수 있다.

    다섯째, 난민에 대해 취업 여부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국내에 정착한 난민들을 한국 사회에 동화시키기 위해서는 임시방편 격인 난민지원으로는 부족하다. 궁극적으로는 난민들은 정식으로 취업을 할 수 있을 때 동화가 빠르다.

    마지막으로 난민의 수용은 글로벌 이슈이므로 인근 국가와의 공조를 통해 공동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동시에 난민구제에서는 민간기구들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 심사는 정부가, 구제는 민간기구가 하고 정부가 민간기구를 간접 지원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관련 민간 기구들의 난민 정책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 교육과 전문 인력 양성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문봉섭 (미국·이민법 변호사)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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