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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74)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44

“자금이 넉넉한 것 같지 않아서요”

  • 기사입력 : 2018-07-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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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건우가 자금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의외다.

    “왜요?”

    김진호는 신건우를 앞에 앉게 했다. 신건우는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났었기 때문에 자금 운영에 예민했다.

    “결제는 예정대로 진행합니까? 자금이 넉넉한 것 같지 않아서요.”

    “자금은 넉넉하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지급해야지 다른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지급 기일을 연기할 수도 있습니다.”

    동대문 의류상가에 대금지급을 연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금 부족이 소문이 나면 오히려 더욱 압박을 받게 된다. 동대문 의류상인들이 옷을 납품하지 않거나 불량제품을 납품할 수도 있다.

    “지금 당장 자금이 압박을 받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자금은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그런 걱정 하지 마세요. 제 뒤에 든든한 후원자가 있습니다. 공연히 자금이 부족한 것처럼 보이면 안 됩니다. 실제로 부족한 것도 아니고요.”

    “알겠습니다.”

    김진호는 서울 직원들과 함께 저녁에 식사를 하기로 했다. 서울 사무실에서 떠나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더 열심히 해주어야 했다. 그들을 격려하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진호는 사무실에 앉아서 사업에 대해 생각했다. 사업은 아직 적자를 보고 있었다. 그러나 희망적이었다. 직원들은 열심히 일을 하고 성공을 확신하고 있었다.

    ‘인터넷쇼핑몰이 오픈하면 달라질 거야.’

    김진호는 많은 생각을 한 뒤에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의류를 공급하는 사장들도 함께 식사나 하자고 불렀다. 그들에게도 가족과 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의도는 항상 시끄럽구나.’

    여당 당사 앞에서 한 무리의 사람들이 확성기로 함성을 지르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사무실 근처가 시끄러웠다.

    ‘한국은 여전히 싸우는구나.’

    김진호는 얼굴이 어두워졌다. 정치와 경제 때문에 사람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었다. 자신은 옳고 상대방은 틀리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위를 하는 사람들은 살벌했다. 상대방을 짓밟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특히 젊은 사람들이 개인주의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진호는 산사와 시언이에게 톡을 보내 다음 주 금요일 밤에 한국에 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경숙의 아파트에서 머물고, 주말에 기획사 사장과 미팅이 있다고 말해 주었다.

    “고마워요, 형부. 형부가 최고야.”

    시언이 맑은 목소리로 환성을 질렀다. 맑은 목소리가 방울소리처럼 귓전에서 찰랑거렸다.

    “시언이 한국어 할 줄 아나?”

    “조금 해요. 대장금은 달달 외웠어요.”

    시언이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것을 보기는 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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