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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특별시, 응답하라 창원- 이성모(문학평론가)

  • 기사입력 : 2018-07-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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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은 문화예술특별시이다. 맞다. 필자가 살고 있는 아파트 도로변 옹벽에 돌올하게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창원광역시’라는 어젠다만큼이나 시내 곳곳에 캐치프레이즈로 넘쳐난다. 그것을 볼 때마다 니체의 <우상의 박명>에 적시된 “문화국가란 근대적 관념에 지나지 않는다. 한쪽은 다른 쪽을 먹고 살고, 다른 쪽은 한쪽의 희생으로서 번영한다. 문화의 온갖 위대한 시대는 정치적으로는 몰락의 시대이다”라는 쓰디쓴 독설이 너무나도 달콤하게 여겨진다.

    문화가 정치의 개념에 종속될 때, 말하자면 문화를 다스리는 일과 같다고 여기는 한편,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고 행사하는 활동으로 치부할 때가 문화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져 있을 때이다.

    게다가 문화가 몇몇 정책 입안자들의 자기중심적 이야기이거나 주장이 돼 하향식 행정체제로 치달을 때, 문화의 주체로서 생산자이거나 향유자이거나 간에 부풀려진 담론에 마지못해 종속되거나 혹은 공소한 구호에 떨떠름한 반응만 낳을 뿐이다. 창원이 왜, 무엇 때문에, 어떻게 해서 문화예술특별시인가?

    앞서 문화예술특별시를 표방한 창원지방자치단체의 문화 정책은 초지일관 그 자체였다.

    지난 4월 26일 전임 시장이 ‘문화예술특별시 창원 5개년 계획’을 발표한 것은 그 정점에 치달은 것이다. 2022년까지 1000개의 예술인 일자리 창출,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을 70개로 늘린다는 것, 시와 기업과 시민이 참여하는 클라우드 펀딩 방식의 예술창작기금을 2028년까지 100억원 규모로 늘린다는 것 외에 문화 인프라 구축 등 19개 중점과제를 선정해 향후 5년간 3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청사진이다.

    거꾸로 되묻는다. 차기 임기 내에 창원에서 일자리 역량을 발휘할 최소 1000명의 문화예술인이 있는가? 확대재생산 개념의 문화예술공동체가 자생 자활할 수 있는 지역기반 생체험 문화예술 인프라가 구축돼 있는가? 지역주민의 자발성, 창의성, 책임감을 전제로 중앙의 복제문화를 거척하고 탈중앙집권문화로서 기층문화의 다원성을 활성화함으로써 지역문화의 자생력과 경쟁력을 추동할 수 있는 인적 물적 토대가 구축돼 있는가? 기업 자체가 독자성의 문화를 창조하는 주체인 동시에 더 나아가 기업문화를 넘어서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ship)이라는 발전적 개념에서 지역문화 창달에 앞장서고 있는가? 구심점으로서 창원문화재단의 역할과 지향점에 있어, “문화산업은 고급과 저급 예술 각각에 해를 끼치며 와해시킨다”라는 아도르노의 명제를 떠올려, 고급 혹은 대중에 대한 계몽이라는 이상주의적 사고를 넘어서 창원시의 수많은 문화예술단체와 문화공간의 네트워킹을 강화해 지역주민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생체험 문화 아이템 기획·연구와 개발·운영에도 균제적 총력을 다하고 있는가?

    통합 이전, 옛 마산 창원 진해 문화예술이 지녔던 고유성과 독자성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며, 한편으로 각 문화예술단체와 다양한 기층문화 간의 갈등과 대립을 넘어서 소통과 이해를 통해 발전적 모델 혹은 전략적 제안을 수립하는 길. 특정한 문화 이슈에 대해 상호 이해에 도달하고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나아가는 것. 대화와 타협, 신뢰와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의사소통의 창구이자 중재자로서 만인의 만인에 의한 만인을 위한 문화예술정책이어야 한다.

    만약 정책을 절대적 가치를 띤 것으로 여겨 몇몇 입안자에 의해 기획 처결돼 쌍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을 잃게 된다면, 먼 훗날 오늘날의 창원문화예술에 대해 응답할 길이 더욱더 아득히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성모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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