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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 임우불이(霖雨不已) - 장맛비가 그치지 않는다.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07-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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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나라는 장마철에 접어들었다. 대체로 우리나라에서는 6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가 장마철이다.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과 북쪽의 오호츠크해 기단(氣團)이 만나 전선(前線)을 형성하는데, 그 전선이 한반도를 남북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계속해서 비를 내리는 것을 장마라고 한다. 그 어원은 ‘길다’ ‘오래다’라는 뜻의 한자의 ‘장(長)’자와 물을 뜻하는 ‘맣’이 합쳐져서 된 것으로 본다. 비가 오래내리는 것을 ‘장마진다’고 하고, 이 시기를 장마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1년 강우량이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1200㎜ 정도 된다. 1년 내릴 강우량의 반 이상이 이 장마철에 다 내린다. 장마가 아니면 우리나라 강우량을 채울 수가 없다. 그러나 어떤 해에는 집중호우가 내려 홍수가 져 농지가 침수되고 산사태가 나는 등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거기에 태풍까지 겹치면 그 피해는 더 커진다. 특히 동해안지역에 속한 경상남도 동남부지역이 장마나 태풍의 피해가 제일 심하다.

    사람 사는 곳에는 모두 장마가 있는 줄 알았더니, 장마는 전 세계에서도 우리나라와 일본만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1994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3년 반 동안 중국 북경(北京)에서 생활해 보니, 아예 장마라는 것이 없었다. 장마라는 말도 없었다. 장마라는 말에 굳이 대응시킨다면, 중국말로는 ‘매우 (梅雨)’라고 할 수 있는데, 매실이 익을 초여름에 자주 내리는 비를 말하는데, 그것도 중국 동남해안지방에 주로 내린다.


    장마가 지면 우선 집안을 포함해서 집안의 가구나 의복, 책 등이 축축해지고, 사람 기분도 눅눅해진다. 필자의 기억 속에 오래 남아 있는 장마는 1963년 계묘년(癸卯年) 장마였다. 음력 4월 15일 우리 조모님 환갑잔치하는 날 비가 오기 시작해서 좀 과장해서 8월 추석까지 ‘빗방울이 듣지 않은 날이 없었다’고 할 정도였다. 50년 만의 홍수가 져서 인근의 제방은 다 터져 농작물이 침수가 되고, 군청소재지인 가야읍의 제방도 터져 한동안 주택이 물에 잠겨 있을 정도였다.

    장마가 지면 농작물의 병충해도 더 쉽게 발생하고, 채소 등의 생산에도 차질을 가져온다. 음식물이 부패하기 쉬워지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비가 계속 와서 활동하고 운동하기 힘드니까, 사람들이 답답한 마음에 우울증 등도 더 많아진다고 한다. 그 밖에 피부병 무좀 등도 쉽게 퍼져 나간다.

    옛날에는 비가 오랫동안 안 오면 비 오기를 비는 기우제(祈雨祭)를 지냈지만, 비가 너무 오래 오면, 제발 개게 해 달라고 기청제(祈晴祭)를 지내기도 했다.

    자연 기후현상은 꼭 사람 마음에 맞게 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재난에도 사람이 미리 잘 대비해서 적응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지난 세월의 경험을 잘 활용해 슬기롭게 장마철을 지나도록 하자.

    * 霖 : 장마 림. * 雨 : 비 우.

    * 不 : 아니 불. * 已 : 이미 이.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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