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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칼럼] 오늘은 ‘아니요’

  • 기사입력 : 2018-07-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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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은 이른 출근길, 라디오를 들었다. “예 - 예를 갖추기 위해선 무조건 예라고 대답해야 한다고 믿는 시대. 시인이 한 글자 사전이라는 책에서 설명하는 ‘예’라는 단어입니다.” DJ의 멘트 이후 ‘예’를 외치며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많은 사연이 흘러나왔다. 이 공식은 예나 지금이나 바뀌지 않나 보다. 최근에 출간된 책에서 이렇게 정의될 정도이니. 동방예의지국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어른들의 말에 다른 의견을 제시하거나 변명을 하는 건 예의에 어긋난 행동이라고 인식되는 것 같다. 가끔은 권위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져 미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나는 나중에 다른 사람이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고 미워하지는 않겠지···.’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다가 한 아이와의 대화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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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요?”

    “내가 싫어하는 두 가지 말이 있는데 그게 뭔지 아니? ‘왜요?’,‘뭐요?’야.”


    단순히 하기 싫어서, 또는 반항의 말투라고 생각한 것이다. 때로는 이유가 궁금했을 수도, 때로는 자신의 의견 표현일 수도 있는데…. 먼저 판단하고 차단해 버려서 아이들은 자신의 의사 표현의 기회를 잃었던 건 아니었을까. 작년 유럽의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제일 인상 깊었던 건 그들의 웅장한 건물도, 다양한 프로그램도 아니었다. 유럽 도서관을 누구보다 멋지게, 자부심 가득하지만, 솔직하게 풀어내던 젊고 당당한 담당자였다. 자신 있게 자기의 스토리를 풀어낼 수 있는 사람, 그 뒤에는 아마 어렸을 때부터 그들이 자유롭게 생각하고 발언하게 해주는 사회, 학교 분위기가 있었던 건 아닐까. 우리는 그렇게 성장했던 것 같다. 가끔은 입이 무겁다고 칭찬을 받고, 그것이 어쩌면 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됐고, 그렇게 예의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세상의 많은 어른들이.

    어제 인문학 강의를 들었다.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365일 현실이고 세상 그 자체라고, 그래서 선생님이 바뀌면 아이들의 세상이 바뀌는 것이라고.

    조금 더 솔직하고 당당해지고 싶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고 싶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부하고 생각하며 내면을 채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나는 소심한 사람이지만, 1년에 하루 정도는 조금 더 당당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는 나이길, 그리고 아이들이길 기대해 본다.

    그래서, 오늘은 ‘아니요’를 외친다.

    하수현 (김해경원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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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현 (김해경원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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