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1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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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시루- 이상락(창원 광려중 교장)

  • 기사입력 : 2018-07-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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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콩나물시루 하면 무엇이 연상될까? 콩나물교실, 음표, 국밥 등 각자 연상되는 것이 다를 수 있겠지만 필자는 교실 속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콩나물시루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교실 속 좁은 공간에서 펼쳐지는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만큼이나 각양각색으로 자라는 콩나물을 볼 수 있다. 곧게 자란 콩나물, 꾸불꾸불 자란 콩나물, 아예 드러누워 자란 콩나물 등 신기하다. 이 콩나물들을 잘 다듬어 함께 섞어 끓여 놓으면 국물 맛은 똑같다.

    필요에 따라 내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 콩나물 요리를 할 수도 있지만, 소중히 키운 콩나물을 모양에 따라 선별하여 쓰고 나면 나머지 것들을 버리기엔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을까?

    우리 아이들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한 학급에는 가만히 두어도 알아서 잘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에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해 보이는 아이도 있고 조금만 다독여 주면 잘할 수 있는 아이 등 천차만별의 아이들이 함께 모여 있기 때문이다.

    교사의 입장에서 보면 말 잘 듣고 자신의 일도 알아서 잘해주는 모범적인 아이들이 많으면 당연히 좋을 것이다. 아이들의 격한 행동이 교사의 마음을 아프게 할 때도 더러 있기에 요즈음 같이 날씨가 무덥고 시험도 끝난 학기말에는 콩나물시루 속 풍경이 아름답게만 느껴질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이럴 때일수록 학부모님과 교사가 함께 아이의 성장에 대해 더 고민하는 모습을 가지면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겠다. 꾸불꾸불 자라서도 맛나게 하는 콩나물국에 속 시원함을 느끼듯 그들의 불편한 행동이 언젠가는 희망이 되는 상상도 해보면 좋겠다.

    ‘달리자 나답게’라는 어느 광고 카피에서 보듯 요즈음은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세상이다. 또한 ‘흰 옷은 희게, 색깔 옷은 더욱 선명하게’는 아이가 갖고 있는 다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을 키우는 것은 콩나물시루에 물을 주는 것과 같다고 했다. 비록 쏟은 정성에 비해 성과가 나지 않아 속상할 때도 있지만 콩나물은 자신의 방식대로 자라고 맛을 낸다. 오늘도 정성껏 콩나물시루에 물을 줘보자.

    이상락 (창원 광려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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