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경남시론] 도립대학, 평생직업교육대학으로 발전시켜야- 심종채(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정비과 교수)

  • 기사입력 : 2018-07-18 07:00:00
  •   
  • 메인이미지

    도립(道立)대학은 경상남도 등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대학이다. 물론 그 시초는 김영삼정부 시절에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오지개발촉진법’의 제정 취지에 따라 생활기반시설이 현저히 낙후된 오지에 공립전문대학을 설립하여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시도에서 출발했고, 현재는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제2조에 명시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특별한 배려가 필요한 지역 즉 ‘성장촉진지역’에 도립대학들이 존재하고 있다.

    도립대학의 지리적 여건이 오지인 점은 대학경영에 막대한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대표적인 것을 꼽으면 첫 번째, 도서벽지에 존재하는 관계로 학생모집이 대단히 어렵다. 우리나라가 저출산 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서 군 단위 이하 지역의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인근지역 학생의 지원자 수가 연쇄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국민소득 수준이 나아지고 한자녀 수준의 가정이 대부분이다 보니 학비걱정보다는 자녀의 장래를 더 생각하고 직업교육보다는 4년제 대학을 선호하는 학부모 경향도 한몫을 하고 있다. 물론 최근 들어 이러한 생각이 조금씩 변화돼 자녀의 적성에 맞춰 진로를 결정하는 사람들도 차츰 늘어가고 있기는 하다.

    경남도립남해대학의 경우 설립 초창기 5년 동안은 중앙정부로부터 매년 국비를 지원받아 교육여건 조성에 필요한 다양한 시설들을 갖췄으나 그 이후로는 중앙정부의 지원이 끊기고 오직 도비지원에 연연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지내다 보니 대학의 각종 교육시설이 20년 넘고 노후화돼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현대화된 실험실습교육을 하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도립대학이 설립된 1996년 무렵 이후부터 교육부의 전문대학 지원정책은 대학 간 경쟁적 평가를 통한 차등지원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 최근의 예로 특성화사업, 사회맞춤형사업(LINC+), WCC사업 등 모든 지원은 정책사업으로 편성되고 전문대학 전체를 대상으로 경쟁적으로 평가하고 규모를 반영해 차등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중앙정부의 정책 또한 도립대학에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를 가져온다. 예를 들면, 학생수 대비 교원의 수로 결정되는 교원확보율도 중앙정부와 도의 교원정원에 묶여 늘리고자 해도 늘리기가 거의 불가한 수준이므로 좋은 평가점수를 받을 수가 없는 반면 사립대학들은 재단의 결정이면 언제든 늘리는 것이 가능하므로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경쟁은 가속되는데 참으로 난감한 사항이다.

    대학의 총장은 CEO이다. 정치인이 아니다. 기업과 같은 경쟁적 경영환경에서 대학의 미래를 설계하고 이를 실천할 자원을 확보해 전략적 차원에서 전후좌우를 살펴 추진해 나아가야 하는 중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선임된 선례를 보면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총장을 바꾸는 상습적인 모습에다 잠시 자리를 메워 가다 보니 대학의 발전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릴 새가 없고 추진할 힘도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지금은 훌륭한 분들이 총장직을 수행하고 있고 남해대학의 경우 새로운 대학 발전 방향으로 국공립대학 최초로 경남전략산업인 항공MRO산업에 맞춘 항공정비인력양성을 위해 학과를 신설하고 교육시설 확충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커뮤니티칼리지의 역할은 주 시민의 평생직업교육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개인별로 요구되는 평생경력개발경로에 맞춘 교육훈련 지원과 지방정부나 지역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맞춤교육을 통해 적기에 공급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도립대학의 역할을 커뮤니티칼리지에서 찾아야 한다. 국가가 원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인재, 지방자치단체의 전략산업에 필요한 인재, 지역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에 숙련된 인력을 맞춤식으로 양성하는 도민의 평생직업교육대학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게 경남도의 절대적 지원과 투자가 절실하다. 특히 조선산업의 장기적 불황에서 오는 퇴출 인력의 재교육을 통한 전직 지원으로 고용창출 및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도립대학이 그 선두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대학을 발전시켜야 한다.

    심종채 (경남도립남해대학 항공정비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