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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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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에 통증·혹 느껴지면 ‘두경부암’ 의심하세요

두경부암 증상과 치료법
눈·귀·식도 제외한 두경부서 발생하는 악성종양
흡연·음주 위험인자… 비타민·철 결핍 등도 원인

  • 기사입력 : 2018-07-22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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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세계적으로 매년 55만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 두경부암은 전체 암 발생률의 6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7 중앙암등록본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연 4000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해 암 발생률 8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발생률을 기록하고 있다.

    두경부암은 뇌 아래부터 쇄골 사이 부위까지의 신체를 지칭하는 두경부 중 눈, 귀, 식도를 제외한 부분에서 발생하는 악성 종양을 말한다. 두경부는 음식을 삼키고, 소리를 내고, 호흡을 하는 등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는 데 매우 중요한 생리적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작은 손상이나 결손만으로도 기능이 상실되거나 저하돼 장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두경부암의 치료는 기관을 최대한 보존하며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두경부는 밖으로 크게 드러나는 부위이기 때문에 미용적 문제까지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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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창원병원 의료진이 경구강레이저미세술을 통해 두경부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 혹, 통증, 이물감 등 증상 나타나면 병원 찾아야= 두경부암은 발생 부위와 암의 조직 형태가 매우 다양하다. 세부적으로 △입술, 혀, 경구개, 잇몸, 협부 점막, 구강저 등에 발생하는 구강암 △연구개, 설근부, 편도에 발생하는 구인두암 △비인두암 △하인두암 △후두암 △침샘암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흡연, 음주 등이 주요 위험인자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 비흡연자에 비해 암이 발생할 확률이 약 15배 정도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전체 후두암 환자의 95%, 구강암 환자의 72%가 흡연자라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또한 구강 안의 기계적인 자극 역시 구강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바이러스 감염도 암을 유발하는 인자로 알려져 있다.

    비인두암은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 감염과 관련 있고, 자궁경부암의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 (HPV) 감염도 두경부암을 유발할 수 있다. 그 외 위액 역류성 질환, 식도 질환, 방사선이나 자외선, 비타민이나 철 결핍 등도 두경부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초기에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입술, 잇몸, 혀 등 입안의 덩어리 △음식을 씹거나 삼킬 때 불편한 증상 △구강의 궤양이나 흰색 반점 △목 부분의 혹 △목구멍의 통증이나 이물감 △목소리의 변화 △숨을 들이 쉴 때 목에서 잡음이 들리는 증상 등이 나타나는 경우 두경부암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내시경 및 영상학적 검사로 진단= 비강 내시경, 비인두 내시경, 후두 내시경 등의 검사를 통해 병변을 확인하게 되는데 필요한 경우 의심되는 병변의 일부를 절제해 조직 검사를 진행한다. 더 정확한 검사가 필요한 경우 CT, MRI, PET-CT 등 영상학적 검사도 필요할 수 있다. 최근에는 HPV 감염 여부가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병기와 치료 방침을 결정하기 위해 이에 대한 검사도 함께 시행하는 추세다.

    검사를 통해 암의 종류, 병기, 위치를 파악하게 되면 수술적 치료, 방사선 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의 치료가 진행된다. 종양의 크기가 작거나 경부 림프절 전이가 없는 초기암의 경우 수술적 제거나 방사선 단독 요법을 시행한다. 암이 진행돼 다른 부위를 침범하거나 경부 림프절 전이가 발생한 진행된 암은 원발 부위 절제 수술과 경부 림프절 절제술과 함께 재건 수술 혹은 항암 방사선 동시 요법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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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경부암 수술 패러다임의 변화= 과거에는 진행암 혹은 일부 초기암의 수술 이후 발성장애, 언어장애, 연하장애, 운동장애, 림프부종, 감각저하 등 합병증과 수술 후 목의 흉터로 인해 미용적인 후유증을 남길 수밖에 없었다.

    최근 두경부암에 대한 절개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적 수술에 대한 연구와 기술의 발전으로 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여러 수술법들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내시경의 발전과 로봇 수술의 도입으로 두경부암 수술을 입안으로 접근해 수술하는 경구강 수술이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다.

    경구강레이저미세술은 현미경이나 내시경을 활용하여 입안을 통해 목 안 깊숙한 곳에 위치한 수술 부위를 확대 및 관찰해 레이저나 내시경 기구를 활용해 병변을 절제하는 방법이다. 전통적인 목을 절개하는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에 비해 비교적 치료기간이 짧고 회복 또한 빠르다.

    로봇수술은 환자 몸에 장착한 수술용 로봇을 집도의가 원격으로 조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수술방법이다. 3D 카메라를 통해 수술부위를 고화질로 확인할 수 있어 선명한 시야를 확보할 수 있으며, 로봇팔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어 정교한 수술에 유용하다.

    구인두암, 일부 후두 및 하인두 초기암의 경우 목이나 얼굴을 절개하지 않고 입안으로 접근해 종양을 적출할 수 있다. 암이 여러 부위에 위치해 있는 경우는 경구강로봇수술을 통해 목의 절개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원발 부위의 암을 제거할 수 있다.

    다른 기관에 손상을 주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후두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고, 목이나 얼굴의 상처를 남기지 않거나 줄일 수 있으며, 구강을 통한 음식 섭취를 앞당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이비인후과 박하나로 교수는 “치료 계획 수립 단계부터 이비인후과,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치료 방법을 함께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두경부암 환자의 완치뿐만 아니라 합병증과 후유증을 최소화해 삶의 질 향상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이비인후과 박하나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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