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의료칼럼] 폐경여성 질출혈

  • 기사입력 : 2018-07-23 07:00:00
  •   
  • 메인이미지


    5년 전 폐경이 된 56세 김모씨는 최근 질 출혈이 있어 부인과 외래를 방문했다. 근심 가득한 얼굴로 진료실에 들어와 부인암에 걸린 것이 아닌지 필요한 검사를 하고 싶다고 하였다. 출산 이후 부인과 검진을 받은 적은 없었고 어머니가 10년 전 자궁경부암으로 돌아가셨다 했다. 폐경 이후 여성의 비정상 자궁 출혈은 55세 이상 여성의 10% 정도에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여성 호르몬제의 복용, 위축성 질염 등과 같은 양성 질환이 출혈의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므로 폐경 이후 출혈이 있다고 해서 암에 걸렸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환자의 10% 정도에서는 자궁내막암, 자궁경부암 등과 같은 악성 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폐경 후 질 출혈로 내원했을 경우 부인과 외래에서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PAP smear) 및 질 초음파를 먼저 시행한다. 병변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추가적으로 질 확대경 생검, 자궁내막 샘플 채취, 골반경, 경질 초음파 자궁 조영술 등을 추가로 외래에서 마취 없이 간단하게 시행할 수 있다.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된 경우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병기가 0기에서 4기로 나뉘어지고 치료가 결정된다. 0기 자궁경부암의 치료는 원추형 절제를 하기도 하고 드물게는 자궁을 제거하기도 한다. 1기 이후부터는 수술, 방사선 치료, 항암제 투여의 세 가지 방법을 단독 혹은 병합해 치료한다.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서는 1기 및 2기 초기까지는 수술을 하고, 2기 후기 이후부터는 방사선 치료나 항암제 투여를 한다.

    수술 시기가 지났거나 환자의 전신상태가 나쁜 경우에는 방사선 치료를 택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와 항암 치료를 병합해 치료한다. 암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먼저 항암치료를 한 후 크기를 줄인 후에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자궁 내막암으로 진단된 경우 일차 치료는 수술이다. 수술은 전자궁 적출술, 양측 난소 절제술을 시행한다. 그리고 위험 인자가 있을 경우에는 골반, 대동맥 림프절 절제술을 같이 시행한다. 최근에는 개복술 대신에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복강경 수술 기술의 발달로 최근에는 부인암의 평가와 치료에 복강경의 적용범위가 확대되고 있으며 골반 및 부대동맥 림프절 절제술, 근치적 자궁절제술에서도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2005년 로봇 복강경이 부인과 수술에 있어서 미국식품의약품 안전청(FDA)의 승인을 받은 뒤로 많은 부인과 수술이 시행됐고 최근에는 그 영역을 넓혀 부인암의 수술에도 사용되고 있다.

    치료 이전에 예방이 중요하다.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이용한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자궁경부암의 발생률 및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세 이상의 여성에서는 국가 암검진을 받는 것이 자궁경부암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백종철 창원경상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