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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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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회찬 의원 ‘진보정치 정신’ 계승돼야

  • 기사입력 : 2018-07-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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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특검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아 오던 노회찬 의원이 어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비보가 정치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여야를 떠나 노 의원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창원과 인연을 맺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창원에서 지켜본 노 의원은 노동운동가 출신답게 고용위기에 내몰린 노동자를 챙기고 민생정책을 매개로 협치를 실현하고자 노력한 정치인으로 기억된다. 그는 대한민국 진보정치의 상징이자 노동자의 벗으로 온갖 가시밭길을 헤치며 한국정치사에 큰 흔적을 남겼다.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유서에서 찾을 수 있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지만 드루킹이 운영한 경공모로부터 4000만원을 받은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고 부끄러운 판단이었다고 했다. 잘못이 크고 책임이 무거워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정의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갈 것을 당부했다. 한국사회를 더욱더 진보적인 사회로 만들어달라는 유지로 해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의 진보정치를 이끌면서 우리 정치의 폭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고 그를 평가했다. 여야 정치권에서도 한목소리로 애도를 하고 있다. 그가 여야를 떠나 존경을 받았다는 방증이다.

    진보정치인으로서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그가 잠시 어리석은 선택 때문에 죽음에 이르기까지 감당하기 어려웠을 심적 고통은 이해되고도 남는다. 그를 둘러싼 의혹이 진보진영에 미칠 악영향에 큰 부담을 느꼈을 것이다. 도덕성과 깨끗함을 생명처럼 여긴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은 슬프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도덕성에 오점을 남겼지만 서민과 노동자를 위해 진보정당을 만들어 투쟁한 그의 정신이 폄하돼서는 안 된다. 정치가 건전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수·진보세력이 서로 경쟁하고 견제가 필요하다. 한국정치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노 의원이 추구했던 진보정치의 정신은 계승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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