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19일 (수)
전체메뉴

두 거목의 귀천-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7-25 07:00:00
  •   

  • 2018년 7월 23일 문학과 정치의 큰 별인 두 명의 인물이 타계했다. 소설 ‘광장’으로 남북의 이데올로기를 동시에 비판하며 분단시대를 재평가한 거목 최인훈 작가와 한국 진보정치의 상징인 노회찬 정의당 국회의원이다. 삶의 궤적은 달랐지만 두 사람의 공통점은 사회와 현실에 대해 고민했던 자유지식인이자 실천가였다. 삶에 대한 평가는 여러 갈래지만 그들이 남긴 큰 족적에 대한 그리움으로 많은 이들이 추모하고 있다.

    ▼최인훈은 1934년 함북 회령 출신으로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부산으로 월남했다. 그가 주목받은 것은 26살 때인 1960년에 발표한 소설 ‘광장’을 발표하면서다. ‘광장’은 주인공 이명훈이 포로송환 과정에서 남쪽이나 북쪽의 선택이 아닌 제3의 나라인 중립국을 선택하고, 배를 타고 가다 자살하는 내용으로 이데올로기의 허상과 남북문제를 객관적으로 다루면서 오늘날 한국 현대문학의 최고작으로 손꼽힌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 최다 수록 작품이기도 하다.

    ▼노회찬은 광주민주화운동에 충격을 받고 노동운동에 나선다. 1997년 본격적으로 정치에 뛰어들어 2004년 17대 국회에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처음 국회에 입성한다. ‘삼성 X파일’ 유죄 판결로 의원직을 상실했다가 2016년 정의당으로 창원 성산구에 당선됐다. 노동운동가이자 사회적 약자의 편에서 서있는 진보정치의 상징으로, 사람다움을 잃지 않았던 친근한 정치인으로, 한국 진보정치의 외연을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생을 오직 문학으로만 말한 작가 최인훈과 더 나은 세상을 꿈꿨던 정치인 노회찬은 하늘로 돌아갔다. 그들의 시대는 지난했고, 그들이 그토록 소원했던 남과 북은 여전히 대치상태다. 사회양극화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제 숙제는 남은 이들의 몫이 됐다. 천상병 시인은 그의 시 귀천에서 이 세상에서의 삶을 소풍이라고 말했다. 그들도 이제 무거운 짐 모두 내려놓고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끝내며 아름다웠더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이현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