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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서는 안 되는 지역민과의 약속- 김진현(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 기사입력 : 2018-07-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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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추 한 달이 돼 간다. 어수선하지만 날은 쉬 흘렀다. 7월의 첫날 태풍 ‘쁘라삐룬’으로 인해 멋지게 연출하려던 취임식도 제대로 하지도 못한 지방 정권들. 상황실에서, 충혼탑에서 시민과 군민 그리고 자신과의 약속을 다짐하며 그렇게 민선 7기는 시작됐다. 풀뿌리라고 하지만 풀뿌리 같지 않은 지방의회도 자리 하나 때문에 당을 배신하거나 10여 년간 자신을 밀어준 당과 당원을 버리고 탈당까지 하는 진흙탕을 만들며 회기를 시작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기초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당론을 어기고 타 정당 후보에 투표한 의원을 밝히기 위한 조사단을 구성했고, 자유한국당 통영시 도의원과 시의원들은 의장직을 위해 당을 버리고 민주당과 협의한 이의 시의원 사퇴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제 한 달인데 말이다. 지방정권은 시작 모양은 천차만별. 아~하는 가능성에 슬그머니 눈길 주게 하는 단체장과 의원들이 있다. 백팩을 메고 출근하고 김경수 도지사, 손수 운전해 출근하는 박종훈 교육감, 취임 다음 날 선거기간 약속한 대로 청사용역 근로자 휴게소를 방문해 용역근로자들과 대화를 한 허성무 창원시장같이 내가 박수 쳐드리고 싶은 단체장도 있다.

    제 버릇 개 못 준다던가. 정치인의 그 알량한 습성을 못 버리고 선거 때 힘쓴 제 식구 챙기느라 맞지도 않은 특보니 전문관이니 하는 옷 입혀 시청에 군청에 데려다 놓는다. 모든 공무원이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름 시험이라는 제도를 거쳐 9급이나 7급부터 시작해 수십 년. 그렇게 시민을, 군민을 위해 봉사하고 노력해 어렵사리 단 5급과 주군 잘 모셔 하루아침에 5급이 되는 게 어디 비슷하기나 할까. 그나마 인정받을 수 있는 인물이면 그러려니 하고 소란도 작으련만 인물이 못 되는데도 적법하다며 밀어붙인다. 이 때문에 생기는 공무원 조직의 상대적 박탈감이 지자체의 새 정권에 도움이 되기나 할까. 쇠귀에 경 읽기라고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이의 온당치 않음을 지적해왔건만 그런 인사는 단체장의 의지와 판단으로 포장된 채 지금 이 순간도 일어나고 있다.


    약속. 지자체장이건 도의원 시군의원이건, 지난 선거기간 많은 약속을 했다. 약속. 쉬 하고 잘 지키지 않아 참 두렵지 않은 단어이기도 하지만 가슴을 팍팍하게 막아서는 답답함으로 무섭고 두려운 단어이기도 하다. 공자님은 ‘도리에 어긋나는 약속은 해서는 안 된다. 지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고 니체는 ‘사람은 자기가 한 약속을 지킬 만큼 기억력이 좋아야 한다’고 했다. 코르네이유는 ‘용기 있는 사람이란 모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했다.

    내가 근무하는 통영과 고성도 철옹성 같던 자유한국당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란 오만한 깃발론이 여지없이 무너지며 더불어민주당으로 정권이 넘어갔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다고 했다. 신선함이 넘치니 좋기도 하다. 그래도 점령군이어서는 안 된다. 무조건적인 개혁도 결코 지향할 만한 일은 아니다. 피를 먹고 쟁취하는 민주주의의 시대는 이미 지난 촛불 정국에서 지나갔다. 지자체장과 지방의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민의 행복이다. 내가 행하는 것이 모두 지역민의 행복이라고 여기면 오만이다. 좀 더 깊은 얘기를 들어보고 좀 더 깊은 고뇌를 하고 내리는 결정이 진정함이다. 자신의 판단만을 과신해 군정을 진행한다면 출마 때 한 약속이 자신의 독선적 판단으로 지켜지지 않을까 두려워 하는 말이다.

    약속은 자신과 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해 두는 것이라 했다. 지역민을 섬기겠다는 선거 때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보여주기식의 급한 변화를 하지 않아도 지역민은 기다릴 수 있다는 말이 하고 싶어 이리도 길게 쉰소리를 했다.

    김진현 (통영고성본부장·이사 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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