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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창하(교사·시인)

  • 기사입력 : 2018-07-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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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위 때문에 일찍 일어난 김에 마당가 텃밭에 나가봤더니 호박꽃에서 꿀벌들이 꿀을 따느라 웅웅거리고 새들은 여전히 이른 아침부터 먹이를 구하느라 분주하다. 그래도 이들은 그렇게 꿀을 따고 먹이를 구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을 보면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먹이를 찾자니 먹잇감이 없다. 장기간 불황이다 보니, 인력은 넘쳐 나는데 마땅한 직장이 없다.

    30년도 더 된 그날 필자는 ‘호헌철폐, 대통령을 내 손으로’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를 나섰고 시민들이 던져주는 음료수와 김밥으로 허기를 채워가며 민주화 운동에 가세했다. 그때 나는 대학교 4학년이었고 취업 걱정보다는 젊은 혈기에 타는 목마름으로 소위 민주화를 갈구했으며 마침내 우리는 6·29 항복 선언을 받아냈다.

    덕분에 ‘지방자치’니 ‘청문회’니 하는 제도를 받아들여 선진대열에 좀 더 다가섰다는 기쁨을 느꼈고, 성장주도 경제가 점차 정착되고 소득분배 정책이 이뤄지자 자부심은 최고조에 다다랐다.

    그러나 IMF가 터졌고 절망을 느끼던 필자는 ‘투사는 투사로 남아야 하고 정치가가 정치를 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현실에 강한 불만과 수치심을 가지게 됐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섰을 때 잃어버린 10년이라고 말하면서 민주정권을 폄하시켰으나 지금 필자는 감히 말하고 싶다.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잃어버린 20년이라고. 앞선 세 정권에 이어 박근혜 정권까지도 경제적으로 맥을 못 추었고 지금은 더욱 심하다. 청년 실업자가 4명당 1명꼴인 것은 이미 언론에 알려진 바이거니와, 실제로는 더 비참한 상황이며 작금의 중소 상인들은 거리로 나와서 시위를 하는 정도이다.

    미국은 5월 시즌을 앞두고 3월까지의 대졸 취업 현황이 67%에다 외국인까지 25%로 미국에서 취업의 길을 열었다고 하고, 일본은 인력이 부족해서 문을 닫는 회사가 속출하고 있을 정도로 호황이다.

    그런데 우린 지금 어떤 상황인가. 인력은 넘쳐나는데 들어갈 회사가 없고, 그나마 알바(part-time)도 최저임금으로 소상인들은 인건비가 없어 휴업을 불사하거나 불복선언을 하면서 ‘차라리 나(소상인)를 잡아가라’는 구호를 외치며 농성에 들어갈 기세다.

    재미있는 것은 북한의 훈수이다. 지난주 노동신문에 ‘남조선은 경제 침체에다 민생 파탄의 지경에 이르렀다’는 보도를 각 언론사에서는 소개하고 있다.

    그렇게 공을 들이면서 미북(美北) 사이의 핸들은 우리 손에 있다고 큰소리 치더니 핵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완전히 답보상태에 빠져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완전히 이번 지방선거에 모 당의 선거만 도와 준 꼴이다. 모 기업이 중국에서 그렇게 심하게 경제 보복을 당하는 것을 견디면서 사드 배치문제를 들고 나오더니 지금은 그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 뭐하자는 건가. 이러한 난국을 어떻게 풀어가자는 건가. 던지는 물음에 돌아오는 건 메아리뿐이다. 우리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창 하

    교사·시인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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