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거부의 길] (1388)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58

“주중에 하얼빈에 한번 와요”

  • 기사입력 : 2018-07-26 07:00:00
  •   
  • 메인이미지




    시언이와 준희의 촬영이 끝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학생 모델을 뽑다니. 유이호는 아이디어가 너무 많아서 선택을 잘해야 한다.

    “모델을 각 학교마다 뽑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모델을 뽑는 행사를 하면 자연스럽게 쇼핑몰 홍보가 될 것입니다.”

    “어떻게 학생 모델을 뽑아?”

    “모델에 응시하는 사람에게 케이랜드 옷을 입고 응시하게 하면 매출도 오릅니다.”

    “좋은 아이디어네.”

    “직원들하고도 한번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모델료를 얼마로 할 건데? 모델을 많이 뽑으면 비용도 많이 들잖아?”

    “학생 모델이니까 모델료를 많이 지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알았어. 한번 논의해 봐.”

    유이호의 아이디어는 훌륭하다. 코카콜라가 성공한 것은 당시에 파격적인 상금을 내걸고 콜라병 디자인을 현상 공모했기 때문이다. 콜라병 디자인 현상공모에 600만 달러라는 상금을 내걸자 미국이 들썩이게 되었고 코카콜라가 순식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케이랜드도 그와 같은 일을 시도해 볼 수 있다.

    ‘1위안이 168원 정도니까 100만 위안이면 1억6800만원….’

    김진호는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 정도의 상금을 내걸고 학생 모델을 뽑는다면 중국을 떠들썩하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시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김진호는 오후에 고급 여성의류 매장이 즐비한 번화가로 갔다. 중국에는 부자가 많다. 백만장자가 3000만명이 넘는다. 그러므로 고가의 제품이 잘 팔린다.

    최고급 승용차 람보르기니도 팔리고 수천만원짜리 명품 가방도 팔린다.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고급 아파트도 적지 않다.

    김진호의 회사 직원들은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있다. 아직 시작 단계이기는 하지만 시스템에 의해 회사가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회사의 대표는 선장처럼 방향만 지시해야 한다.

    ‘몇 달이 지난 뒤에는 시스템화해야 돼.’

    서울의 뛰어난 회사와 일본 회사, 아니면 미국회사를 벤치마킹해야 한다. 김진호는 본격적으로 경영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경영대학원이라도 다녀야 할 것이다.

    “주중에 하얼빈에 한번 와요.”

    원심매로부터 전화가 왔다.

    “남편의 눈치를 봐야 하지 않나?”

    하얼빈에는 그녀의 남편이 있다.

    “괜찮아요. 남편은 서장(西藏)에 갔어요.”

    “서장에?”

    “서장 여행이 남편의 꿈이에요. 티베트자치구 쪽이요. 돈 줘서 보냈어요. 빨리 와요.”

    원심매가 유쾌하게 웃었다. 김진호는 기분이 미묘했다.

    “내일 갈까?”

    원심매의 교성에 마음이 끌렸다.

    “좋아요.”

    김진호는 하얼빈에 다녀오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글:이수광그림:김문식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정민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