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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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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응답하라 1994- 차상호 정치부 차장

  • 기사입력 : 2018-07-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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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4년에 고3 수험생이었다. 방학도 없었다. 보충수업은 일상이었고, 이름만 자율인 자율학습은 밤 10시까지 했다. 전교 1등부터 성적 순대로 자리가 배정됐고, 몇 개월마다 시험성적을 합산해 다시 재배치하는 일이 반복됐다. 물론 수업을 하지 않았으니 자율학습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집에 갈 자율은 없는 자율이었다. 그해 여름이 그렇게 더운 줄도 몰랐다.

    ▼더워도 너무 덥다. 태풍까지 물리칠 정도의 무더위다. 그래서 찾아봤다. 얼마나 더운지. 기상청이 운영하는 ‘날씨누리(www.weather.go.kr)’ 사이트에 가면 ‘기후자료’가 있다. 언제가 제일 더웠고, 언제 비가 제일 많이 왔는지 등 이른바 각종 ‘극값’ 데이터가 있다. 창원기상대(155)를 찾아봤다. 7월 최고기온 역대 순서. 어떻게 나왔을까? 7월 역대 최고 더웠던 날은 1994년 7월 20일이었다. 기온은 39.0도. 역대 2위는 역시 1994년 7월 24일로 38.4도를 기록했고, 역대 3위도 물론 1994년이다. 7월 21일 38.4도였다.

    ▼1994년 그해 경남의 거의 모든 시군에서 역대 기록을 세웠다. 거창은 역대 7월 최고기온 1~5위가 모두 1994년이었다. 김해를 보자. 올해 7월 20일에 37.3도로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치웠다. 역대 7월 최고기온 1위와 3위, 5위가 모두 올해 세운 기록이다. 그해만큼 올해도 덥다. 1994년은 고3이기도 했고 청춘이기도 했고 사실 크게 더웠던 기억조차 없다. 방학 때 보충수업 때 교복 상의를 벗게 해준 것만으로도 큰 배려였다. 에어컨 따위는 있지도 않았다. 그래도 쉬는 시간엔 부지런히 운동장에 나와서 농구도 하고 축구도 하고 그랬었다.

    ▼2018년에 에어컨 없이는 버티기 어렵다. 첫째 둘째 모두 땀띠가 나니 밤에도 에어컨을 틀어줘야 한다. 전기료 걱정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은 넘겨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다. 기상청 극값 자료를 보니 역대 기록이 깨지는 시간이 더욱 짧아지고 있다. 김해만 해도 1년 만에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지금이다.

    차상호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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