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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죽음을 불러온 석산개발

  • 기사입력 : 2018-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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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氣)는 풍수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기를 정확히 감지하고 적절히 처방하는 일이 지사(地師)가 해야 할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지만물과 인간도 모두 기의 작용에 의해 변화한다. 특히 지기(地氣·땅의 기운)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며 공기의 기 또한 인간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공기의 흐름은 부드럽고 인간의 기를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생기(生氣)가 된다. 지기와 공기와 인간의 기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생기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기의 흐름이 너무 강하거나 약하면 오히려 인간에게 해(害)를 주기 때문에 적정한 기의 흐름 속에서 활동해야 한다.

    만일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의 경우, 땅속에 수맥파를 일으키는 수맥(水脈·물길)이 지나가거나 파쇄대(단층을 따라 암석이 부스러진 부분), 모가 난 암반, 공극(토양 입자 사이 틈)이 있다면 지기가 성할 수 없으며, 바닥에 깔린 철근의 상태에 따라 철근파가 심하게 발산되기도 한다. 이럴 경우, 생기의 흐름이 약해 각종 성인병에 걸릴 수 있다. 반면 사찰이나 암자 주변에는 암석이 많아 오히려 기의 흐름이 강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상시 거주하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스님들도 기도와 수련을 할 때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요사채(절에 있는 승려들이 거처하는 집)는 가능한 한 암반으로부터 떨어져 있어야 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세도나(Sedona)는 ‘사암’으로 둘러싸인 도시인데, 이곳의 지층에서는 전기적인 에너지가 방출되며 ‘명상과 휴양’을 위해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이곳의 붉은 사암은 다량의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인체에 자력적인 영향을 준다. 이곳 또한 항시 머문다면 강한 기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이병철 생가 내 층석(일명 노적암)이 사랑채와 안채에서 떨어져 있는 것과 조씨고가 내 암석이 안채와 행랑채 사이에 거리를 두고 있는 것은 강한 기의 영향을 고려하면 적절한 배치를 한 것이다. 양택 풍수는 기의 흐름과 조화를 근간으로 건물의 위치, 외양, 바람과 물의 흐름, 그리고 색채의 의미를 중대시한다.

    필자가 오래전 진주시 대곡면 중촌마을에서 생긴 흉사(凶事)에 대한 풍수적 견해를 묻는 방송(MBC 특종 놀라운 세상)에 출연한 적이 있었다. 골재 채취를 목적으로 석산개발회사가 마을 안산(앞산) 뒤쪽 측면에 있는 조산을 깨뜨리자 키우던 소 7두가 죽고 한 해 동안 200명의 주민 중에 여러 유형의 사고로 인해 28명이 죽었다. 당시 지관과 학자들의 의견은 조산(월아산)이 복호형(伏虎形·엎드려 있는 호랑이 형상)인데 그 머리를 깼기 때문에 호랑이가 노해서 마을에 흉한 일들이 발생한다고 했으며, 필자 또한 안산은 불가파안(不可破顔·얼굴을 깨면 안 됨)이요, 조산(안산 뒤쪽의 산)은 불가파두(不可破頭·머리를 깨면 안 됨)라고 했다. 주민들의 요구로 회사는 개발을 중지하고 호랑이를 제압하는 동물인 코끼리 석상을 마을회관에 설치했는데, 그 이후 사고로 죽는 사람이 없었다는 줄거리였다. 일종의 염승(厭勝·흉한 기운을 더 센 기운으로 누름) 조치를 취한 것이다. 당시 필자 또한 부끄럽게도 시류에 편승해서 방송에 출연해 비슷한 말을 했다.

    얼마 전에 중촌마을을 갔는데, 전직 교사였던 주민 한 분이 지금도 석산의 아랫부분을 깨어 조금씩 골재채취를 하고 있지만, 마을에 딱히 흉사가 없기에 그대로 둔다고 했다. 200여 명의 마을 주민이 자연사해서 지금은 120여 명이 있다고도 했다. 최근에 중촌마을을 감정한 필자의 소견은 마을을 두른 산이 골이 많고 험석(險石·험한 암석)이 있는 현군사(懸裙砂)여서 습한 기운을 내뿜고 있으며, 도로 안쪽이 아닌 도로와 길게 접한 마을이어서 차량으로 인한 흉풍과 소음이 주민들에게 해(害)를 끼친 것으로 봤다. 안산은 알맞은 높이로 유정한 형상(水形)을 하고 있으나 조산은 마을과 떨어져 있지만 깨진 돌의 날카로운 모서리에서 뿜어대는 흉한 파로 인한 살기(殺氣)가 원인이어서 당시 공사 중지와 함께 즉각 흙으로 덮거나 ‘녹색토공법’ 등을 적용해 살기를 제압해야 했었다. 호랑이를 제압하고자 천적인 코끼리의 석상을 둔 것은 민심은 달랠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합리적 근거가 없는 이론을 내세운 지관과 학자 및 시청률을 의식한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고 생각한다.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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