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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거창국제연극제, 예산 삭감 해법 찾아야

  • 기사입력 : 2018-07-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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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달 3일부터 12일까지 거창 수승대 일원에서 열릴 예정인 거창국제연극제가 파행을 빚게 됐다. 행사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어제 거창군의회에서 지원 예산 5억원 전액을 삭감해 저항에 부딪힌 모양새다. 그렇다고 군에서 연극제 예산을 따로 마련할 수도 없고, 도비 2억원도 반납해야 할 위기에 처해 행사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거창군과 거창국제연극제육성진흥회 간의 갈등으로 둘로 쪼개져 따로 열렸던 거창국제연극제가 올해는 통합돼 온전히 개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실망스럽다. 한 번 생긴 흠집을 제대로 손보지 않고 어설프게 봉합한 탓에 묵은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연극제는 올해로 30회를 맞는다. 30년 전 원래의 모습으로 되살리는 성찰과 반성이 요구된다.

    거창군의회의 삭감 이유를 보면 일면 수긍이 간다. 거창국제연극제육성진흥회 측이 거창군과 합의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방적으로 연극제 주최·주관을 홍보하면서 예산지원에만 관심을 보여 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동안의 갈등과 불신이 해소된 것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사실 지난 몇 년간 진흥회 구성원 간 내홍과 예산 집행의 투명성 문제로 감사원과 사법기관의 조사로 몸살을 앓은 데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축제 평가에서도 최저 등급을 받았다. 부정적인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더욱이 이번에 올릴 작품 선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군의회 예산처리 과정에서 의원들이 기립표결로 예산 삭감을 강행했을까 싶다.

    거창국제연극제는 국제적 명성으로 거창군의 자랑거리다. 그러나 또 비틀거리는 모습이 안타깝다. 먼저 구인모 신임군수가 둘로 갈라졌던 연극제 통합을 공약하고 실행에 옮기면서 그간의 갈등을 제대로 치유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연극제에는 6개국 35개 단체가 참여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자연과 연극에 매료돼 지금까지 매년 20만 관객이 몰려든 한국 연극축제의 최고봉답게 자리매김해야 한다. 군과 군의회, 군민이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예산 삭감의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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