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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0) 부앙무괴(俯仰無愧) - 구부려 땅에,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허권수의 한자로 보는 세상

  • 기사입력 : 2018-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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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고향 함안(咸安) 사람 가운데 이호진(李鎬賑)이란 분이 있었는데, 국회의 전신인 입법의원 (立法議院)에 직원으로 들어가 계속 국회사무처에 근무하여 1976년에 국회사무총장에 이르렀다.

    임기가 끝날 때 박정희 대통령이 불러 “사무처 자리는 다 맡아봤으니 이제 국회의원 한번 하세요”라고 했다.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저는 못 합니다”라고 사양했다.


    대통령이 멋쩍어져서 “아니, 남들은 시켜달라고 야단인데, 시켜준다는데도 안 해요?”라고 반문했다.

    다시 “다른 사람은 다 해도 저는 못 합니다”라고 못을 박았다. “참! 이상한 사람 다 보겠네. 이유는?”

    이씨는 “국회의원을 하려면 머리가 소의 위처럼 완전히 4등분 되어, 여기서 한 일을 다른 데 가서는 완전히 잊어버려야 하고, 이 사람한테 한 이야기는 다른 사람 만나서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야만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렇게 안 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씨는 국회의원은 물론 안 했다.

    상대하는 국민들은 서로 다른 이해당사자가 많아, 국회의원은 하고 싶은 바른 말을 하고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이씨는 옆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자기는 국회의원 못 하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필자가 아는 박모씨는 국회의원 두 번 한 뒤 자진해서 그만두었다. 거짓말을 안 하고, 세비만 받아서는 도저히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국회의원들을 거짓말하게 하고 부정한 돈을 쓰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국민들이다. 자기가 조금 아는 국회의원이 있으면 온갖 부당한 청탁을 다 한다. 국회의원은 선거로 자리를 유지해 나간다. 영향력 있는 지역구민들 몇 명의 비위만 거슬려놔도 다음에 당선이 걱정되니, 지역구민의 청탁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사람은 지금까지는 잘 살아 왔다 해도, 잘못을 저지르는 그 순간 바로 추락한다. 그래서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경건하게 조심하며 살아야 한다.

    노회찬 의원이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돈을 받은 것, 거짓말한 것 등이 너무나 양심의 가책이 되어 그런 결단을 한 것 같다.

    돈을 받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보다야 훨씬 낫지만, 그를 두고 김용옥씨 같은 사람은 ‘공자(孔子)와 같은 사람이다’라고 극찬을 하는데, 무엇이 공자와 같은지 모르겠다. 사람을 칭찬하는 데는 대중이 있어야 한다.

    맹자(孟子)가 말한 ‘군자삼락 (君子三樂)’ 가운데 두 번째는 ‘우러러 하늘에 부끄러움이 없고, 구부려 땅에 부끄러움이 없는 것이다. [仰不愧於天, 俯不 於人]’이다.

    언제 어디서나 부끄러움 없는 당당한 인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 俯 : 구부릴 부. * 仰 : 우러를 앙.

    * 無 : 없을 무. * 愧 : 부끄러울 괴.

    동방한학연구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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