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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인상이 정말 나쁜 정책인가

  • 기사입력 : 2018-07-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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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영훈 사회부장·부국장


     
    최저임금, 좀 단순하게 생각해 보자.

    한 달 157만3770원으로 제대로 먹고 자고 즐길 수 있을까, 없을까. 그 돈으로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없을까. 남의 사정 볼 것 없이, 나라면 그 돈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없을까. 이러한 물음에 주저 없이 “있다” 하고 대답할 수 있어야 살아갈 만한 세상이 아닌가.

    그럼, 나의 아들과 딸이 그 돈으로 한 달을 난다는 데 부모인 나의 마음은 아플까, 안 아플까. 이 질문에는 “안 아프다”라는 말이 나와야 세상을 살아가는 재미가 있지 않은가.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7530원이다. 주 40시간, 월 209시간 노동을 기준으로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이다. 지난해보다 22만여원이 늘어난 게 이 정도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 이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최저임금으로 살아가야 했던 사람들에게는 참말로 큰 고통이 따랐을 것이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9% 오른 8350원으로 결정됐다. 월급으로 따지면 17만1380원 오른 174만5150원이다.

    이를 두고 말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자영업자의 생계를 위협하고 ‘최약근로자’의 생존권을 짓밟는 결정이기에 재심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가 하면, 집행정지를 위한 소송이나 불복종 등의 말도 쏟아진다. 물론 노동계는 정부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지켜지기 힘들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얹는다.

    내년도 최저임금 시급 8350원은 편의점이나 치킨집 점주 등의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버티기 힘든 수준일 수 있다. 점포에 따라서는 점주의 인건비도 제대로 벌기 힘든 상황이다 보니, 하루 8시간씩 3교대 근무를 기준으로 인건비로 월 50만원가량을 추가로 지출하는 것은 몹시 버거운 일이다. 그러나 이러한 취약한 수익구조가 과당경쟁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점을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편의점만 봐도 그렇다. 국내 편의점 수는 올해 들어 4만개를 넘었다. 10년 전에 비해 4배가량 늘었다. 어느 도시, 어느 동네를 가도 편의점만큼 찾기 쉬운 장소가 없을 정도다. 심지어 동일 브랜드 편의점이 한 건물에 들어서기도 한다. 편의점 왕국이라 불리는 일본은 5만5000개가량이다. 인구는 일본이 한국의 2.5배인데 편의점 수는 3분의 1쯤 더 많을 뿐이다.

    국내 편의점 수가 급증하면서 가맹점 본사의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가맹점 점주들의 수익은 오히려 줄었다. 자신의 인건비 정도만 남기는 가맹점 점주가 있는 반면, 어느 본사의 임원 평균 보수는 30억원을 넘기고 있다. 그렇다고 갑을 관계가 명확한데, 본사에 맞서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최저임금 인상은 점주들에게는 벼락과 같은 일이다.

    그럼 편의점 노동자들의 상황은 어떤가. 최저임금으로 힘겹게 살아가야 하는 그들의 삶은 우리는 얼마나 이해하려 노력했는가. 그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대학생이라고 하더라도 그렇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시간을 쪼개 심야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그들의 처지도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여기에서 다시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 보자. 최저임금 인상이 정말 나쁜 정책인가.

    서영훈 사회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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