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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강지현 편집부 차장

  • 기사입력 : 2018-08-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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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덥다. 더워도 너무 덥다. 폭염 수위가 ‘1994년 대폭염’ 기록을 곧 갈아엎을 기세다. 끓어오르는 도심을 걷다 보면 차라리 간담이나마 서늘한 회사가 그립다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안 들린다. 7말8초 휴가 절정기. 몸서리나는 이 더위에 그래도 짐을 싼다. 1년에 한 번밖에 없는 바캉스 시즌. 어디로든 떠나야 덜 억울할 것 같다.

    ▼바캉스(vacance)는 휴가를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란 뜻의 라틴어 ‘바카시오(vacatio)’에서 유래했다. 우리나라에서 바캉스라는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70년대 중반. 고속성장으로 소득수준이 올라가고 인프라가 구축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1980년대 직장인 유급휴가가 보장되며 바캉스 문화는 더 확산됐다.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엔 동남아시아와 괌, 사이판 등이 인기 휴가지로 부상했다.

    ▼요즘은 바캉스도 가지가지다. 계속되는 폭염에 쇼핑몰이 도심 속 피서지로 각광받으며 ‘몰캉스’, ‘백 (백화점)캉스’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휴식이 진정한 휴가라고 생각하는 이들은 ‘홈캉스’와 ‘호캉스’를 즐긴다. 인파와 소음을 피해 집에서 조용히 즐기는 휴가, 유명 관광지가 아닌 집 근처 호텔에서 보내는 휴가를 뜻한다. 책 한 권의 낭만 속으로 ‘북캉스’, 공연장·미술관으로 ‘문화바캉스’, 박물관으로 ‘에듀(education·교육)캉스’를 떠나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 먹으며 ‘맛캉스’, 반려동물과 함께 ‘펫(pet·애완동물)캉스’를 즐기기도 한다.


    ▼헨리 포드가 말했다. ‘휴식은 게으름도, 멈춤도 아니다.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 같아서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주위엔 브레이크가 있어도 밟을 줄 모르거나, 밟을 수 없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어디 어디든 같이 가볼까/ 어디든 좋아 그곳이 파라다이스’ 신현희와 김루트의 새 노래 ‘파라다이스’를 들으며 감사한 마음으로 떠나보자. 아무리 더워도 기분 좋게 떠나는 바캉스는 그곳이 어디든 파라다이스일 테니까.

    강지현 편집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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