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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것이 아름답다, 우리 것이 아름답다- 성재정(밀양 미리벌민속박물관장)

  • 기사입력 : 2018-08-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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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뉴욕 언론이 세기의 경매라고 명명한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가의 소장품 1550점의 경매 소식 기사를 보았다. 기사 내용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소장품 중 우리 한국의 전통 공예품도 22점이 속해 있다는 것이었으리라. 그것은 내가 우리 민속품에 빠지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내 나이 27세 무렵 어느 날, 우연히 잡지에서 록펠러가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록펠러 3세가 우리나라를 여행하던 중 우리나라 전통 목가구 중 하나인 반닫이를 구입해가서 응접실에 진열해두고 사용했었고, 그것을 그의 손자인 록펠러 5세까지 응접실의 대표적인 장식품으로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특히 록펠러 5세는 집으로 귀한 손님들을 초청할 때마다 그들에게 반닫이를 소개하며 “이것은 나의 조부가 구입한 것인데, 최고의 가구다”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외국 사람도 우리 것을 귀하게 여기고 최고라 평하는데 왜 정작 나는 우리 것을 그런 시각으로 보지 못했던 것일까? 너무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날부터 나는 매월 받는 급여 중 최소한의 생활비만 쓰고 나머지를 모두 민속품 수집에 투자하게 되었고, 이렇게 조금씩 수집한 것이 수천 점에 이르게 되었다. 1984년부터는 다니던 직장도 정리하고 본격적으로 민속품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들은 ‘이 물건은 어떤 사람이 어디에 두고 무슨 용도로 사용했을까?’, ‘누가 만들었을까?’ 등 끝없는 문답의 연속이었다. 용어들이 순우리말이라 더욱 흥미로웠다. 실례로 맷돌 하나만 보더라도 어처구니(손잡이), 아가리(입) 얼마나 재밌는 이름들인지, 순수한 우리말들로 붙여진 그 이름들이 재밌었다. 반닫이와 앞닫이, 윗닫이와 들닫이, 빼닫이와 빼담이, 여닫이, 미닫이 등도 그러하다.

    알면 알수록 소중하고 재미있는 우리 것들이다. 이처럼 나는 옛것들의 매력에 매료되었고 그것들을 알리기 위해 민속박물관을 설립한 지 23년이 되어 간다. ‘옛것이 아름답다, 우리 것이 아름답다.’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나는 나의 여생도 이 연구와 함께하리라.



    성재정 (밀양 미리벌민속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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