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2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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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해와 세계사- 이경민(진해희망의집 원장)

  • 기사입력 : 2018-08-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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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본 칼럼(2018.4.10)의 ‘진해의 벚꽃과 러일전쟁’에서 진해의 탄생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진해는 일본이 러시아와의 1년간의 전쟁에서 최종 승리하고, 한반도의 점령을 통해 본격적인 북진전략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 탄생시킨 군항도시였다.

    일본은 진해 도시건설을 위해 1905년부터 치밀한 사전 계획을 세웠고, 1910년에 건설작업을 시작해 1923년경에 도시의 모형을 완성했다.

    19세기의 조선은 열강들의 한반도 점령을 위한 각축장이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역사적 사실이다.

    이 시기에 여러 국가들이 한반도를 지배하려 시도했지만, 일본이 세계사의 흐름을 좌우했던 러일전쟁의 승전의 결과로서 최종적으로 한반도를 점령하게 된다. 당시 영국과 미국은 극동지역에서 러시아와의 대결을 위해서 일본을 지원했다. 영국은 세계 전 지역에서 러시아의 남진정책을 견제했다.

    특히 극동세계에서 러시아의 남진을 막기 위해 일본과 영일동맹(1902.1)을 맺었고, 영국과 미국은 일본의 전비 마련을 위해서도 차관을 제공했다.

    일본은 영국과 미국에 힘입어 거인 러시아제국과의 전쟁을 결심할 수 있었고, 전쟁 중 양측의 엄청난 희생을 치른 여순 공방전 등, 결국 일본이 진해만 앞바다에서 3개월간의 철저한 비밀훈련 끝에 1905년 5월 27일 대한해협에서 러시아 발틱함대를 맞이해서 일방적 승리를 이끌었다.

    일본의 승전 직후에는 영국과 미국은 각각 제2차 영일동맹 (1905.8)과 미일의 태프트·카츠라 밀약(1905.7)을 통해 일본이 조선을 식민지화하도록 보장했다.

    한반도는 지정학적으로 대륙의 남진세력과 해양의 북진세력이 만나는 곳이다.

    그 세력들 간의 충돌 중 하나가 러일전쟁이었고, 그 결과로 탄생된 도시가 진해이다. 당시 일본의 승전은 세계적 이슈였고, 이후로 일본이 세계의 제국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발판이 됐다. 그러한 여세는 결국 2차 세계대전의 태평양전쟁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았다. 이러한 지정학적인 우리의 현실은 오늘날에도 변함없다.

    진해는 한반도가 세계사와의 깊은 연관 속에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이다. 오늘날 복잡한 남북한의 문제도 세계사가 지배하는 것이 아닌가.

    특히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세계와의 교역이 아니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만일 우리가 세계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삶의 현실을 모른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처한 한반도의 운명이다. 우리의 생존은 세계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토인비는 인류의 역사를 도전에 대한 인간의 응전이라고 설명한다.

    우리가 어떻게 응전했는가가 우리의 역사이다. 단순히 말해서, 국사는 세계의 도전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응전했는가의 역사이다.

    진해는 분명히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극동의 세계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픈 역사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역사가 무엇을 말하는가를 잊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역사의식이다. 역사의식은 과거·현재·미래가 각각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돼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우리의 현재는 역사 안의 현재이다. 한반도의 생존을 위해서는 세계사는 우리에게 필수 과목이다.

    오래전에 어느 경영학자가 한 말 중에서 글로컬(glocal)이라는 단어가 기억난다.

    이 말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의 합성어이다. 생각은 세계적으로(globally), 행동은 지방적으로(locally)이다. 지금 나의 손의 스마트폰에서 바로 세계와의 연결이 가능하다.

    그만큼 우리의 일상이 세계를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필요한 것은 세계에 대한 이해이다. 그것은 세계사를 통해서이다. 그것이 우리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진해가 하는 말이다.

    이경민 (진해희망의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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