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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rst IN Last OUT- 진은주(극단 큰들 기획실장)

  • 기사입력 : 2018-08-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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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체육관광부 사업 중에 ‘직장문화배달’이라는 것이 있다. 평일 외부 문화 활동이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매달 마지막 수요일, 공연단체가 근무지로 찾아가 공연해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그 하나로 지난달 마지막 수요일, 인천의 한 소방서에 공연을 갔다. 공연장인 강당에 들어서자 화재 진압 사진과 ‘First IN Last OUT’이라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재난이 있는 곳에 가장 먼저 뛰어들고 제일 뒤에 나온다’는 그 한 줄에 소방대원들의 삶이 응축되어 있는 것 같았다. 공연 준비하는 동안에도 사이렌이 울리고 긴급 출동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긴장된 일상을 보내는 소방대원들의 모습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저희 소방서 강당에는 냉방시설이 없습니다. 미안해서 어쩌죠?.” 우리를 맞이한 소방서장님이 말씀하셨다.

    우리가 느낄 더위보다는, 늘 고생하시는 분들이 공연마저도 편하게 보실 수 없을 것 같아 안타까웠다. 일 년에 약 100여 회의 공연을 하면서 허투루 대하는 적 없지만 이날 공연은 더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무더위 속이지만 혼신을 다해 연기를 했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공간에서 한 시간을 뛰었으면서도 누구 하나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여러분께 공연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First IN Last OUT!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땀범벅이 된 배우가 마무리 인사를 할 때 대원들은 힘찬 박수를 보내주었다.

    진주로 돌아오는 길. 찜질방 같은 공연장에서 공연을 관람하시던 주황색 티셔츠 대원들의 얼굴과 ‘First IN Last OUT’이라는 문구가 겹쳐 내내 마음이 먹먹했다.

    누가 말해주었다. 그래도 오늘이 그분들에겐 엄청 시원한 여름날로 기억될 것이라고. 정말 그랬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소방대원들뿐이랴. 이 삼복더위에 ‘First IN Last OUT’ 정신으로 일하시는 많은 분들께 공연 하나 바치고 싶은 날이다.

    진은주 (극단 큰들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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