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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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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95)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65

“시간이 짧아서 아쉽네요”

  • 기사입력 : 2018-08-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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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젊은 사람들이 많이 오간다. 백화점과 비교할 수는 없어도 하얼빈에서 이름난 상가 건물이었다.

    ‘동대문 상가에서 많이 배웠구나.’

    김진호는 원심매가 사업가 기질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원심매씨가 건물의 주인입니까?”

    “네. 보따리 장사를 해서 돈을 모아 이 건물을 마련했어요.”

    원심매는 자부심까지 갖고 있는 것 같았다.

    “대단하네요.”

    “케이랜드를 동북삼성에서 꼭 성공시킬게요. 믿어주세요.”

    “알았어요.”

    김진호는 원심매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731부대 유적지로 갔다. 일본이 모두 파괴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기념관과 유적지가 존재하고 있었다. 731부대는 영화와 드라마, 소설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일군죄증기념관.

    일본군의 죄를 증거하는 기념관이라는 뜻이다. 731부대는 산사람을 마루타(통나무)로 부르면서 온갖 생체실험을 했던 곳. 그 원한의 장소에 이르자 그들의 통곡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생체 실험실의 고문 도구와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러 개의 방에 재현되어 있었다.

    “일본인들은 정말 잔인해요.”

    원심매가 말했다.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오자 가슴이 무거웠다.

    “우리는 좋은 세상에 사는 것 같아요.”

    김진호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어 있는 유적지에서 넋을 잃었다. 유적지 기념관 앞에는 수령 수백년은 되었음직한 나무들이 있었다.

    ‘저 나무들은 옛날의 참상을 모두 보았겠지.’

    김진호는 나무들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 인간의 잔인한 면은 끝이 없었다. 731부대 기념관을 관람하고 돌아오자 해가 기울기 시작하고 있었다. 김진호는 자정에 열차를 타고 북경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저녁을 먹고 호텔로 갔다.

    “시간이 짧아서 아쉽네요.”

    “그래도 유익했어요. 원심매씨가 제안한 이야기는 긍정적으로 생각할게요. 우리 회사는 앞으로 몇 달이 굉장히 중요해요.”

    “내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주세요. 좋은 파트너가 될게요.”

    원심매가 김진호를 안고 포옹했다. 김진호는 키스를 했다. 이국 여인의 향기가 느껴졌다. 중국은 땅이 넓어서 남방과 북방의 여자들 체형조차 다르다.

    “시간이 남았으니 사랑 한 번 해요. 헤어지기 서운해요.”

    원심매가 옷을 벗기 시작했다. 김진호는 원심매를 침대에 눕히고 사랑을 나누었다.

    “아아 진호씨가 너무 좋아요.”

    원심매는 김진호에게 안겨서 단내를 내뿜었다. 지난밤에도 사랑을 나누었으나 욕망이 맹렬하게 일어나고 있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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