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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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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몸짱 욕심이 근육 망친다

횡문근융해증… 과격한 운동 후 근육 조직 파괴됐을 때 발생
극심한 근육통과 짙은 콜라색 소변이 특징

  • 기사입력 : 2018-08-05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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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삶에는 운동이 필수 요소다.

    자신에게 잘 맞는 운동을 찾기 위해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자칫 개인의 신체기능에 맞지 않는 무리한 운동으로 인해 병원을 찾는 일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 운동 후 병원을 찾게 되는 질환들 가운데 한 가지인 횡문근융해증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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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픽사베이/



    ▲극심한 근육통과 짙은 소변 색

    횡문근융해증은 어떠한 이유로 근육 조직이 파괴됐을 때, 근육세포 내에 들어 있던 물질들이 세포가 파괴되면서 혈액 내로 급작스럽게 다량 방출돼 생기는 질환이다. 특징적인 증상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극심한 근육통이다. 주로 넓적다리에서 발생하며, 어깨, 허리, 종아리 등의 부위에서도 발생한다. 또 다른 특징적인 증상은 소변 색 변화이다. 근육을 붉게 보이게 하는 색소인 미오글로빈(myoglobin)이 소변으로 다량 방출돼 콜라색에 가까운 검붉은 소변 색이 특징이지만, 경증인 경우에는 약간 짙은 색으로만 관찰되기도 한다.

    질환의 중증도는 매우 다양해서 경증의 경우 아무런 증상 없이 혈액검사상의 이상만 보인다. 반면 중증의 경우 혈액투석을 필요로 하는 신부전이나 근육의 일부에 부종이 발생해 빠른 속도로 특정 구역의 근육이 괴사하는 ‘구획증후군’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확진을 위해서는 영상검사가 필요하지만 대개는 혈액과 소변검사만 시행해도 진단에 도움이 된다. 혈액검사 항목인 근육효소수치 검사로는 크레아틴키나아제(creatine kinase·CK)가 대표적이며, 아스파르트산 아미노전달효소(AST), 알라닌 아미노전달효소(ALT) 등도 흔히 검사한다. AST, ALT의 경우는 흔히들 간기능 이상의 지표로만 알고 있으나 다양한 질환에서 증가되는 지표로, 횡문근 융해증에서도 매우 높게 증가하며, 따라서 간질환 이상으로 오인될 수 있어 감별하는 주의가 필요하다.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은

    고전적인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으로는 약물, 음주, 외상과 과도한 운동 등이 있으며 드문 원인으로는 대사성 근육병증, 체온 변화, 감염, 전해질 이상, 내분비 질환 등이 있다.

    1990년대 우리나라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으로는 외상성 근손상이 61%, 과도한 운동은 1% 미만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운동과 체중 조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2000년대 이후의 한 연구에서는 외상이 30%, 과도한 운동이 41%를 차지하는 등으로의 변화가 나타났다. 특히 또 다른 보고에서는 특정 근육만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스피닝 같은 운동이 단독으로 16%를 차지한다는 결과도 있어 이러한 운동을 시작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횡문근융해증이 생기는 원리는 근육의 에너지 요구량에 비해 에너지 공급량이 부족해 발생하는 근육 손상 때문이다. 특히 신체적으로 단련되지 않은 사람이 급격한 운동을 할 때,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이 많이 나서 체온 조절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저칼륨혈증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가 과격한 운동을 하는 경우 등에서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위험인자 없이 꾸준히 운동한 사람에서도 역시 횡문근융해증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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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된 치료는 수분 공급, 휴식

    치료원칙은 즉시 충분한 수액을 공급하는 것이 기본이며, 이것은 원인 질환을 교정하고 합병증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높은 환자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동반된 전해질 이상이나 급성신손상, 구획증후군 등의 합병증이 있다면 별도의 치료를 필요로 한다. 경증의 경우 대부분 수액치료만으로 호전되기도 하며, 필요에 따라 이뇨제, 중탄산염 등의 약물을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합병증으로 급성신부전이 발생한 경우 입원 치료가 필요하며 생리식염수 정주와 소변량 관찰이 중요하다. 급격한 악화 시 응급 혈액 투석까지 필요로 하게 된다. 급성신부전은 질환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매우 중요한 합병증이고 회복 여부를 섬세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동반된 전해질 이상의 경우는 칼륨이나 칼슘 등의 세포 내 전해질 농도가 변하는 현상으로, 혈액검사를 통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약물과 수액을 사용한 교정으로 조절한다.

    구획증후군의 경우 근육 손상이 심각해 근막 내에서 근육을 압박해 괴사를 발생시키고 심한 경우 생명의 위험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응급으로 압박을 일으키는 근막을 절개하고 열어두는 수술을 필요로 하기도 한다.



    ▲빠른 치료가 가장 중요

    초기에 치료하면 경증은 예후가 좋아 대부분 회복되며, 신장기능도 호전돼 후유증이 남지 않는다. 반면 중증의 경우 원인과 동반질환에 따라 예후에 차이가 있어,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콩팥의 미세구조인 신세뇨관이 괴사되는 등의 원인으로 인해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하게 된다. 또한 손상된 근육이 회복되지 못하고 기능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횡문근융해증이 의심되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고, 진료실 문진과 검사를 통해 진단되면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 향상에 절대적이다.

    급성신손상 병력은 만성콩팥병 발생의 위험인자이므로, 치료 이후 검사 결과가 모두 정상화되더라도 주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

    새로운 운동을 도전하는 사람들이 횡문근융해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개인의 능력에 맞춰 운동을 하는 것이다. 근육에 무리가 느껴진다면 즉시 중단하고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 지나치게 덥지 않은 적정 온도의 환경에서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며 운동해야 한다. 운동량은 단계적으로 늘리고 균형 잡힌 영양과 휴식, 수면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이준희 기자 jhlee@knnews.co.kr

    도움말= 희연병원 신장내과 전문의 강효진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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