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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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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의 길] (1396) 제23화 대륙의 사람들 66

“북경으로 한 번 오라고 하죠”

  • 기사입력 : 2018-08-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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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호는 원심매와 격렬한 사랑을 나누었다. 그녀와 하나가 되면서 기쁨을 느꼈다. 인간은 언제나 남녀가 하나가 되려고 발버둥을 친다. 하얼빈까지 온 것은 오로지 그녀와 하나가 되기 위해서였다. 북경에도 여자들이 있고 서울에도 여자들이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하얼빈까지 찾아온 것이다.

    원심매와 헤어져 열차를 탄 뒤에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어쩌면 그것은 소유욕이 아닐까. 원시시대처럼 오로지 소유하려는 동물적인 욕망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열차는 어둠 속을 오랫동안 달렸다. 때때로 도시에 정차하고 차창으로 빌딩들이 지나갔다. 작은 주택가가 차창을 지나가는가 하면 산과 들도 지나갔다. 열차가 강을 따라 오랫동안 달리기도 했다. 들판 위의 어두운 하늘에 별들이 가득했다.

    ‘동북삼성을 지역본부로 만들어?’

    원심매의 제안을 생각해 보았다. 원심매는 이 사업이 성공한다고 보는 것일까. 그러나 그녀가 투자를 하게 되면 서경숙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된다. 원심매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임원들의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했다.

    북경에 도착한 것은 점심시간이 가까워졌을 때였다. 산사에게는 전화를 걸어 북경에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회사로 먼저 들어갔다. 회사에는 장위와 유이호, 등려화 등이 있었다. 그들과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고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갔다.

    “하얼빈에 의류사업을 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김진호는 임원들에게 원심매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녀가 케이랜드에 투자하기를 원하고, 대신 동북삼성 영업권을 원한다고 했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그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얼마나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합니까?”

    장위가 물었다.

    “하얼빈에 건물이 몇 개 있습니다. 꽤 많이 투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럼 북경으로 한 번 오라고 하죠.”

    등려화가 말했다.

    “맞습니다. 얼마나 투자를 할 수 있는지 지분은 얼마나 원하는지 논의를 해야합니다.”

    유이호의 말이었다.

    “다음 주에 북경으로 오라고 하지요.”

    장위가 말했다.

    “알겠습니다. 원심매씨와 통화해서 다음 주에 북경에 오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원심매의 제안을 잘 듣고 면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김진호는 임원들과 식사를 했다. 유이호는 인터넷 쇼핑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등려화는 체인점이 25개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체인점은 계약을 마치고 인테리어 작업 중이라고 했다. 체인점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시언양의 동영상도 유튜브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유이호의 말이다.

    “그래요?”

    “언론에서 한 번 때려주면 폭발적인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글:이수광 그림:김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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