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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김용훈 경제부 기자

  • 기사입력 : 2018-08-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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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말은 나오는 대로 함부로 내뱉는 말이다. 내뱉는 자는 후련할 수 있어도 듣는 자는 불쾌하다. 한번 뱉은 막말은 주워 담기 힘들다. 아무리 빨아도 잘 지워지지 않는 얼룩처럼 우리의 일상에도 막말은 여기저기 묻어있다. 대개의 범인(凡人)은 막말을 후회하지만 신념이나 소신으로 밀어붙이기도 한다. 특히 정치인 등 공인일 경우 그렇다. 매우 인상 깊다 못해 대중의 심장을 깊숙히 파고든다.

    ▼한 정치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비록 실수와 잘못이 있었다 하더라도 평소 그가 보여준 모습을 기억하는 이들은 슬퍼하며 애도했고 정치권은 충격에 빠졌다. 그런데 한 전직 정치인은 그의 죽음을 두고 “어떤 경우라도 자살이 미화되는 세상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러한 표현이 큰 논란이 되자 한때 그와 뜻을 같이했던 한 정치인은 이 전직 정치인을 ‘자연인’으로 규정했다. 자연인이 된 마당에 무슨 얘기를 못하겠느냐는 것이다.

    ▼초중고 학생들 사이에서 쓰는 은어 중에 ‘패드립’이라는 말이 있다. 패드립(패륜아 애드립)이야 말로 막말 중 최고의 막말이다. 패드립은 상대의 가족이나 돌아가신 분을 비하하는 말로 비겁한 자들이나 하는 짓이기 때문에 학생들 사이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일종의 금기어이다.

    ▼정치인의 막말은 포장지같은 특성이 있다. 표현이 험하거나 거칠지만 자기딴에는 ‘할말은 한다’라는 결연한 의지를 담은 듯하다. 하지만 ‘애도’와 ‘자살미화’가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막말은 논리적 허점이 많다. 거센 투라는 포장지를 씌웠을 뿐이다. 정치인의 막말은 자기 화살이 되기도 한다. “자살은 생명에 대한 또다른 범죄”라고 했던 그 전직 정치인은 과거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이런 말을 했다. “유죄가 나오면 자살하겠다.” 물론, 이번 경우는 누구말처럼 정치인이 아닌 자연인의 막말이다. 만약 어떤 세력이나 누군가를 대표한다고 생각해 대중에게 메시지를 전해야겠다는 의무감이 남아 있다면 이제는 좀 비워주기를…. 자연인의 소신과 신념은 자유다. 그러니 제발, 주변 지인들에게 마음껏 말하시라.

    김용훈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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