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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말 소쿠리 (109) 가리하다, 정울

  • 기사입력 : 2018-08-0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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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거래 등 사법농단 의혹을 두고 말들이 많잖아.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청와대·국회·정부·변호사 단체·언론 등을 상대로 전방위로 로비나 회유를 시도한 정황이 담긴 문건도 공개되고. 비판적인 판사들 사찰도 하고.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어. 이런 일을 벌인 사람들은 법원을 이익단체라고 생각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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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 참말로 얼척없제 그쟈. 물건이나 돈 겉은 거는 가리하고 해도 되지마는 재판은 그런 기 아이다 아이가. 이런 사람들한테 누가 재판 받을라 카겄노.

    △서울 : 재판 거래라는 말 들으니 소름이 끼치더라고. 어떻게 재판이 거래의 대상이 될 수 있어. 법원이 상품을 파는 판매장인가. 이런 잘못된 재판으로 피해를 봤다면 그냥 있으면 안 되잖아. 그런데 ‘가리하다’는 무슨 뜻이야?

    ▲경남 : ‘가리하다’는 서리(서로) 주고받을 거로 비겨 없애뿌는 거를 말하는 기다. 포(표)준말로는 ‘엇셈하다’, ‘에끼다’ 카는 말이다. ‘요거로 니하고 내하고 가리하자’ 이래 칸다 아이가. ‘해가리하다’라꼬도 카지.

    △서울 : 가리하다가 엇셈하다 뜻이구나. 재판은 가리할 대상이 전혀 아니지. 법원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세계 대부분 법원 앞엔 눈을 가리고 오른손엔 엄격한 법 집행을 상징하는 칼을, 왼손엔 공명정대함을 의미하는 저울을 들고 있는 정의의 여신 ‘디케(Dike)상’이 서 있대. 그런데 우리나라 대법원 청사 로비엔 오른손에 저울, 왼손에 법전을 든 채 눈을 뜨고 있는 정의의 여신 조형물이 있다더라고. 그런데 칼 대신 책을 들고 있는 것과 눈을 뜨고 있는 것을 두고 눈치를 보려고 한다는 얘기가 있더라고.

    ▲경남 : 정의가 조롱꺼리가 돼뿠네. 그라고 ‘저울’은 겡남말로 ‘정울’이라 칸다. ‘정월’이라꼬도 카고. ‘나락(벼) 가마이를 정울에 달아야 내일 매상을 하지’ 이래 씬다. 우쨌기나 사법농단 이(의)혹을 매이매이 수사해가 정의와 신뢰가 살아나거로 해야 안되겄나.

    허철호 기자

    도움말= 김정대 경남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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