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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속으로] 자연생태활동가 김영춘 씨

생태에서 역사·관광까지 … 거제는 내 삶의 전부

  • 기사입력 : 2018-08-16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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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색조 사랑= 지난 5월 천연기념물 제204호인 팔색조가 어김없이 고향 거제도를 찾았다. 팔색조가 거제도를 찾으면 가장 먼저 팔색조의 소리를 듣고 발견·촬영하는 사람은 자연생태활동가인 김영춘(47)씨다.

    ‘거제 자연의 벗’ 대표인 김씨는 지난 2010년 5월 처음으로 팔색조를 목격했다. 팔색조는 지구상에 1만 마리 정도만 있는 국제보호종이다. 국내 유일한 팔색조 도래지로는 천연기념물 제233호로 지정된 ‘거제 학동 동백나무 숲 및 팔색조 번식지’가 있다. 그는 팔색조가 거제도에 올 때면 온 산을 찾아다니며 연구해오고 있다.

    팔색조에 대한 남다른 그의 사랑은 시청 1층에 가면 알 수 있다. 지난 2013년 옥포동의 건물 통유리에 팔색조가 부딪쳐 위험하다는 소식을 듣고 곧장 달려갔으나 끝내 죽고 말았다. 그는 귀하디귀한 팔색조를 그대로 묻기가 아까워 박제할 것을 시에 강력 제안했고, 시는 문화재청의 절차를 거쳐 박제해 홍보·교육용으로 1층 민원실에 전시하게 됐다. 그는 이후 새들의 유리창 충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맹금류 이미지를 붙이는 ‘버드 세이버’ 스티커를 보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거제도는 나의 고향이자 팔색조의 고향”이라며 “10년 정도 팔색조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팔색조 서식 보고서’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처럼 귀한 팔색조의 고향이 거제인 만큼 거제시는 시조(市鳥)를 갈매기에서 팔색조로 변경해 팔색조의 브랜드를 활용한 자연생태 이미지를 향상시켜 관광거제의 주요 자원으로 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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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 생태활동가 김영춘씨가 거제시 동부면 한 산골짜기에 팔색조가 번식을 위해 만들었던 둥지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성승건 기자/


    ●거제도 생태 사랑= 김 대표는 팔색조에만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다. ‘팔색조, 파랑새, 호반새, 후투티, 동박새, 마도요, 노랑발도요, 깍도요, 장다리물새떼….’ 그는 지난 2015년 ‘거제도의 새 Ⅰ’과 ‘거제도의 새 Ⅱ’, 두 종류의 리플릿을 자비로 제작해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Ⅰ에는 59종 104장의 사진을, Ⅱ에는 64종 101장의 사진을 상세한 설명과 함께 담았다.

    김 대표의 거제도 생태 사랑은 새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오직 거제도에만 있는 우리나라의 보물 물고기, ‘남방동사리’를 아십니까?”라고 묻는다. “남방동사리는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다”며 “산양천 수계의 산양·유천·연담·평지마을과 구천천 수계의 연담·구천·삼거마을을 벗삼아 지구가 만들어지고 땅과 바다가 지각변동을 겪어오면서 지금끼지 수만 년 세월 동안 명력을 유지하며 살아오고 있는 생물종”이라며 “거제도는 섬이며, 섬 안에서의 담수생태계는 한 번 절멸되면 영원히 사라지므로 서식지 파괴 행위를 막는 데 관계당국, 시민, 관광객 모두가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해마다 익사하는 ‘아비류’ 보호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거제도 동남부 해역은 ‘거제연안아비도래지’로 천연기념물 제227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아비류는 알래스카, 캐나다 등에서 우리나라 남해안을 찾는 장수성 겨울철새로 주 먹이는 밴댕이(일명 디포리), 멸치, 학꽁치 등 어류이며, 거제도 바다에는 2500여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그는 추정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3월 16일 구조라방파제에서 아비류 폐사를 확인했으며, 그날부터 거제도 동남북부 해안을 세밀하게 조사해 300여 개체가 그물에 의해 폐사한 것을 확인했다. “알래스카, 캐나다 서부연안에서 수천㎞를 비행해 10월 말부터 거제도 바다를 찾아 월동을 하고, 이듬해 4월께 북상하는 머나먼 여정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그물 때문에 죽어가는 수많은 생명을 생각한다면 그 피해를 줄이는 방법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요즘 유례 없는 폭염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제도 수달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해안가를 다니느라 옷이 땀에 흠뻑 젖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거제도의 수달은 해안, 하천, 저수지를 중심으로 서식하며, 야행성으로 어류를 중심으로 먹이활동을 하는데 새, 게, 새우, 곤충 등도 잡아먹는다”며 “해안 매립, 하천 개발, 도로 개발 등으로 서식지가 훼손되거나 파괴되고 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는 “피할 수 없는 개발이라면 자연의 생명들과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인간들이 고민하고, 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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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춘 대표가 지난 5월 카메라에 담은 팔색조.


    ●거제도 사랑= 김 대표는 거제도의 생태 사랑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가 관심을 갖고 사랑하는 것은 ‘거제도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니 전부를 아끼고 사랑한다. 지난해 3월 시는 상문동과 거제면을 잇는 길이 1.6㎞의 명진터널 기공식을 가졌다. 그는 시에 제안을 했다. 명진터널의 양쪽 디자인을 조감도에 있는 무미건조한 데서 벗어나 외형에서 거제도를 부각하는 등 외형에서 시선을 끌 수 있는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공사를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또 거제관광포럼의 일원으로 지난 2007년 10월 26~27일 거제에서 열린 ‘거제도 내임진왜란 전적지 연구 포럼’을 개최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했으며, 이어 ‘거제도와 진해만 일대 임진왜란 전적지 연구포럼’ 개최에도 힘쓰는 등 임진왜란과 이순신 장군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

    이 밖에 지난 2010년에 거제 8경 중 하나인 신선대 가는 길이 방치돼 있고, 신선대 안내판이 없는 것을 꼬집는 한편 관광거제도 유인도의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도 했다. ‘바람의 언덕’이 있는 남부면 ‘도장포마을’을 ‘거제도의 동피랑으로’ 변신할 것을 제안한 이후 도장포마을은 점차 다채로워지고 있는 등 그의 거제도 사랑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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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제시 동부면 한 산골짜기에 팔색조가 번식을 위해 만들었던 둥지.


    ●바람의 언덕= 남부면 도장포 마을에 있는 ‘바람의 언덕’은 거제 8경이자 전국의 젊은 연인들이 연중 즐겨 찾는 곳이다. 여기를 ‘바람의 언덕’으로 이름을 지은 사람이 바로 김영춘 대표다. 그는 지난 2002년 바닷가 작은 언덕을 자연지리적인 여건을 이용해 ‘바람의 언덕’으로 이름 지은 후 꾸준히 홍보활동을 벌여 마침내 지난 2007년 거제 8경에 선정됐다. ‘바람의 언덕’은 네티즌들에 의해 ‘가고 싶은 여행지’ 전국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 삶의 키워드는 거제도= 거제시 연초면에서 태어나 초·중·고·대학을 거제도에서 모두 졸업한 그는 “초등학교 다닐 때 생태에 관심이 많았는데 군 제대 후 지난 1995년부터 본격적으로 거제도 생태에 관심을 갖고 현장을 누비며 촬영·기록하고, 관계서적을 찾는 등 미친 듯이 연구를 시작했으며, 나이가 들면서 거제도 전반에 걸쳐 관심사항이 점차 늘어났다”며 “거제도는 내 삶의 키워드이고, 내 삶의 키워드는 거제도”라고 말했다.

    그는 “집에서는 못난 가장이어서 두 자녀와 아내에게 미안하기만 하다”며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거제도 생태를 연구하고 보존하는 일을 해오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는 것이 내 삶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뼛속까지 거제도 사람’이다.

    이 사회와 세상은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들어가지만 누군가의 특별한 관심과 희생이 있기에 우리가 사는 이 땅이 잘 유지되고 발전되는 것을 그로부터 느낀다.

    정기홍 기자 jkh106@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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