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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맹탕’ 교육 -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8-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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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육부가 2022학년도 대입 개편 최종안을 발표하면서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는 ‘맹탕’ 논란에다 김상곤 교육부 장관의 사퇴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경기도교육감으로 학교 교육 혁신을 주도했던 그가 장관으로 부임하면서 이번에야말로 대학 진학만을 위한 교육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교육여건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가 컸지만 소리만 요란했을 뿐 성과가 없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해 대입제도 개편안을 1년간 유예하면서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에 대입제도개편안을 넘겼다. 국가교육회의는 국민들의 의견을 모은다는 취지로 490명의 시민참여단이 참가한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3개월간 논의에 들어갔다. 교육부는 공론화위와 국가교육회의 권고를 토대로 정시 비율을 30%대로 하고 EBS 연계율을 70%에서 50%로 낮추기로 했다. 공론화를 한다며 20억원을 들이고 1년을 보낸 끝에 나온 결론은 달라진 게 없었고, 오히려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고교 학점제 등은 연기돼 차질을 빚게 됐다.

    ▼학교 교육의 목표는 실용적인 생활교육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는 민주시민으로서의 소양을 길러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교육의 현실은 학생마다 가진 소질을 찾고 배워주기보다는 명문대학에 진학해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는 방법에만 목을 맨다. 학교시험도 배운 것을 제대로 이해했느냐를 알아보기보다는 이중 삼중으로 비틀고 꼬인 문제를 제출해 실수 유발의 결과로 학생들의 서열을 세우는 데 활용된다. 변별력을 가려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지만 오직 순위를 매기기 위해 시험을 보게 하는 꼴이다.

    ▼대입시험에서 국어와 영어, 수학은 다른 과목에 비해 문항수가 많다. 학교현장에서도 다른 과목 수업에 비해 시수도 훨씬 많다. 소위 주요과목이다.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국·영·수 외에도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학교교육은 사회에서 시행착오를 줄이고 삶에 필요한 것들을 배우기 위해 있다. 유럽 선진국 교육이 아이들에게 가사와 목공, 요리, 음악 등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실생활과 동떨어진 교육은 맹탕이다.

    이현근 사회부 부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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