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20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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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예술인과 생활예술인- 진은주(극단 큰들 기획실장)

  • 기사입력 : 2018-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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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리세 울리세 풍물소리 울리세. 하늘도 울리고 땅도 울리세.’

    지난주 목요일, 창원에 있는 경남 농어업인 회관은 130명이 울리는 풍물소리와 참가자들의 열기로 강당이 터져 나갈 듯했다. 2018년 창원 큰들 정기공연 ‘130명 풍물놀이’ 연습 장면이었다. 6살 어린이부터 74세 할머니까지 창원시민들이 모였다. 땀이 흥건히 배어날 정도로 연습을 하고도 지친 기색 없이, 쉬는 시간엔 가져온 간식을 서로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즐겁고 훈훈한 분위기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예술 정책이 ‘전문예술인의 창작 중심’에서 ‘일반 시민들의 예술 참여와 체험’으로 옮겨지더니 최근에는 아마추어 예술인이라는 말 대신에 ‘생활예술인’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큰들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생활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정책의 흐름을 읽어서라기보다는 대중의 마음을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예술을 접하는 관객들 및 시민들은 크게 두 가지 요구를 한다고 큰들은 판단해 왔다. 한 가지는 ‘수준 높은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싶은 것’이고 또 한 가지는 ‘나도 직접 무대의 주인공으로 참여해보고 싶은 것’이다. 극단 큰들의 전문 마당극 공연이 첫 번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면 ‘130명 풍물놀이’는 두 번째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 시민 130명을 모집해 3개월간 연습을 하고 무대에 올리는 것인데 1998년부터 시작했으니 벌써 20년째다. 이렇게 만든 공연은 오는 9월 1일 창원 성산아트홀 대공연장 무대에 올려질 것이다. 생활 예술인 공연이 별것 있겠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130명이라는 대인원이 아니고서는 흉내 낼 수 없는 장엄함이 있어 소수의 전문가들이 하는 공연과는 또 다른 느낌을 준다. 심장을 쿵쿵쿵 울리는 감동이 있다. 감성이 좀 풍부한 사람은 눈물도 흘린다.

    이 말이 믿기지 않는 분은 오셔서 확인하셔도 된다.

    평소에는 큰들 전문 배우들이 무대의 주인이지만 이날만큼은 창원 시민들로 구성된 130명 참가자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고 우리는 무대 뒤 스태프가 되어 또 다른 보람을 느낀다.

    진은주 (극단 큰들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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