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09월 2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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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애국지사 매천, 그는 누구인가

  • 기사입력 : 2018-08-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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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왕조 최후의 대표적 시인이자 문장가인 매천(梅泉) 황현(黃玹·1855~1910)은 백두대간 끝자락에 우뚝한 백운산 남서쪽 문덕봉 아래 서석마을(광양시 봉강면)에서 태어났다. 매천은 어려서부터 매우 총명하여 어떤 글이라도 한 번 읽으면 기억했고 책에 몰두해 침식을 잊었으며 서당에 다니면서 또래 학생들을 가르쳤다. 향시와 백일장에서 뽑힌 글이 뭇사람을 탄복하게 해 광양의 황신동으로 불렸다. 경술년 치욕적인 한일 병탄 조약 소식을 접한 매천은 절명시 4수를 남기며 “나라가 망하는 날을 당해 한 사람도 책임지고 죽는 사람이 없으니 어찌 가슴 아프지 아니한가” 하는 탄식과 함께 자결 순국했다. 매천은 나라가 망하는 비참한 현실에 비분강개(悲憤慷慨)하여 독약을 마시고 자결한 애국지사이며 한말 최고의 역사책인 ‘매천야록’을 탄생시킨 역사가이기도 하다. ‘매천야록’은 1864년부터 1910년 경술국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상을 서술한 비사(秘史)인데, 다른 기록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사료들이 망라되어 있어 한말의 역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특히 한말에 난정(亂政)을 주도했던 위정자의 사적인 비리·비행과 일제의 온갖 침략상을 낱낱이 밝혀 기록했으며, 우리 민족의 끈질긴 저항 정신 등이 담겨 있다.

    선생의 생가는 정면 5칸, 측면 3칸의 한식 목조 초가지붕이다. 마을 한가운데 위치한 생가는 아직도 선생의 선비 정신이 깃들어 있기라도 한 듯 고즈넉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대문과 마주보는 마당 끝 모서리에 있는 우물은 대문으로부터 불어오는 바람과 우물의 냉기(冷氣)가 부딪쳐 찬 기운이 집안에 머물기 때문에 위치가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대문에서 마당을 거쳐 방으로 들어가는 동선은 효율적이며, 집 앞의 안산은 노적봉과 一字형의 산(일자문성사)이 어우러져 부(富)를 누릴 수 있는 터였다. 실제 선생의 조부(祖父)는 상업 활동을 해 재산을 상당히 모아 그 재력으로 자손과 이웃 선비들을 학업의 길로 이끌었다고 한다. 최종 마당과 주변의 지기(地氣)를 측정한 결과 생기(生氣)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생가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선생의 사당과 묘소가 있었다. 주산에서 뻗어 내려온 산줄기(용맥·龍脈)는 좌우요동을 하거나 상하기복을 활기차게 하진 않지만, 조부와 선생의 묘소는 산줄기의 중심에 있어 지기가 강한 곳이었다. 허나 좌측산(좌청룡)과 우측산(우백호)이 묘소를 환포(環抱·둘러쌈)하지 못했으며, 우백호는 무정하게 달아나는 형국이었다. 묘소 앞의 안산(앞산)은 적정한 높이와 형상을 갖추었고 저수지(석사제)와 접해 있어 흉풍과 살기(殺氣)를 막아주므로 그 역할을 다 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땅은 저마다 최대한의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용도에 맞는 건물을 지어야 하며, 일정한 면적의 터에서도 각각의 용도에 맞게 사용해야 최고의 생기를 받게 된다. 얼마 전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전원주택을 감결한 적이 있다. 계약을 한 상태였지만 터가 나쁘면 계약금을 포기할 생각으로 감정을 의뢰한 분이었다. 대로(大路)에서 구불구불한 길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산들이 사방에 병풍처럼 가까이 둘러져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러한 터는 주택보다 놀이공원이나 테마가 있는 정원(물의 정원, 전통정원 등), 펜션타운이 들어서면 빛을 발할 수 있는 곳이다. 물론 주택 용도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며,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터의 용도를 뜻한다. 대문이 아예 없고 나무 담장은 너무 낮으며 나무와 나무 사이는 틈이 벌어져 흉풍이 곧장 집을 치고 있었다. 산줄기를 깎아서 지은 집이라 석축이 집을 두르고 있어 찬 기운이 항상 집에 머물기 때문에 나무 재질의 밀폐형 대문을 설치하고 담장 사이에 틈이 없도록 나무를 덧대도록 했다. 주변 (석축, 계곡풍 등)에 냉기가 많아 마당에는 연못이나 관상용 석물을 두지 않도록 단단히 일렀는데, 담장 밖의 냉기와 담장 안의 냉기가 만나면 자칫 거주자의 건강을 크게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기(地氣)가 나쁜 곳은 없고 전체가 보통 이상의 좋은 기운이 흐르는 곳이어서 건강과 재물을 주는 곳이었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화산풍수·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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