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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정규식(경남대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18-08-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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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맞이하는 계절의 섭리는 어김이 없다. 우리네 인생 여정에도 피할 수 없는 끝자락의 삶이 있다. 우리는 삶이 끝이 있다는 것을 알지만 살아갈 날이 무한정 남아 있는 것처럼 잊고 살기도 한다.

    인간은 자신이 필연적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는 유일한 종(種)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들 모두가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이 우리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이것을 ‘상실 예감’이라고 했다. 상실의 불안은 피해 갈 수는 없는 일, 우리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는 지난해 웰 다잉(Well-Dying) 강좌를 수료한 적이 있다. ‘웰 다잉’, 즉 ‘잘 죽는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이해하면 ‘잘 산다는 것(Well-Being)’으로 바꿀 수 있다. 그래서 웰 다잉을 ‘행복하게 잘 사는 것’으로 이해한다.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73년간 인간‘행복의 조건’을 추적, 연구했다. 그 결과에 의하면 인간이 행복감을 느끼게 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라고 결론을 내렸다. 따뜻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이 많을수록 상대적으로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특히 가족들 간의 따뜻한 유대관계는 삶의 근원이며 행복의 원천이다.

    인도 출신의 의사 아툴 가완디는 3대째 의사를 가업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집안에서 자랐다. 그는 일생 동안 겪은 의학적 경험을 토대로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책을 남겼다. 이 책에서 그는 ‘아름다운 죽음은 없으나 인간다운 죽음은 있으며, 인생의 마지막 장면에도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알렸다. 그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임종을 앞둔 환자로 하여금 그동안 자기가 주도한 결정권으로 살았던 공간에서, 남겨질 가족에게 둘러싸여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나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생각한다. 가족이 있어 행복했고, 가족이 있어 가슴 뛰게 한 시간들을 기억할 것이다. 후회 없는 삶을 위하여 많은 사람을 더 사랑하고, 순간순간을 생의 마지막 날처럼 의미 있게, 아름답도록 오늘을 살아갈 것이다.

    정규식 (경남대 대학원 도시재생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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