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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뒤에 박수를- 진은주(극단 큰들 기획실장)

  • 기사입력 : 2018-08-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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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마당극을 공연하는 극단이다.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1년에 100회 정도 공연을 하는데 비교적 순탄한 공연이 있는가 하면, 농담 삼아 ‘극한직업’이라고 말할 정도로 힘든 공연도 있다.

    그래도 관객들이 보내주는 박수를 받으면 준비과정에 힘들었던 것들이 다 잊히기도 한다. 정말 배우는 관객의 박수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맞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 박수가 오로지 무대 위 배우들만의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공연 하나를 무대에 올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의 손이 필요하다.

    우리 극단은 배우들이 여러 스태프 역할까지 겸하기도 하지만 규모가 큰 공연을 할 때는 사무실 단원들이 자신의 고유 업무를 미루고 공연에 필요한 각종 진행을 도맡아 해 준다.

    그 덕분에 배우들은 공연에 더 집중할 수 있다.

    그리고 공연장에 가면 늘 우리보다 먼저 도착하고 늦게 마치는 사람들이 있다. 음향, 조명, 무대 등 시스템 스태프들이다.

    무대를 만들고 조명을 설치하고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는 그분들의 도움으로 공연이 더욱 빛난다는 것을 배우들은 잘 안다. 이 모든 스태프들의 땀과 수고 덕분으로 배우들이 무대에서 박수를 받는 것이다.

    그래서 배우들은 다시 몸을 돌려 음향, 조명, 진행 등 무대 뒤 스태프들에게 더 큰 박수를 보낸다.

    엊그제 접한 기사에 뮤지컬 주연배우 한 회 출연료가 몇천만 원에 육박하는데 비해 막내 스태프는 10만원을 받을까 말까 한다는 안타까운 내용이 있었다.

    관객의 박수를 받은 배우가 무대 뒤의 스태프에게 박수를 보내 드리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이런 안타까운 소식은 듣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공연뿐만 아니다. 세상 일 어느 것이든 앞에서 빛나는 사람이 있다면, 뒤에서 그 빛을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뒤를 돌아 내가 박수를 되돌려줘야 할 사람이 있음을 아는 그 마음이 있다면 세상도 좀 더 따뜻해질 것 같다.

    진은주 (극단 큰들 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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