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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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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케이스 디자인 업체가 누비자 보관대 설치를?

‘中企 직접생산 증명제도’ 악용… 창원 등서 수백억대 ‘수주비리’
창원 누비자 보관대 부당수주
폰케이스 디자인 업체 대표 적발

  • 기사입력 : 2018-09-03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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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규모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직접 생산증명 제도’를 악용해 전국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공사를 부정하게 수주, 공사대금의 일부를 가로챈 업체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검찰 수사 결과 직접생산확인증명서 발급 관련 현장 실태조사 업무가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창원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윤병준)는 중소기업 직접 생산증명 제도를 악용해 창원시 누비자 보관대 설치 공사를 수주한 혐의(중소기업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공여) 등으로 창원의 자전거 보관대 제작업체 대표 A(44)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은 또 자전거 보관대 제작 사업 입찰 과정에서 뇌물을 받고 계약 편의를 제공한 혐의(뇌물수수)로 창원경륜공단 소속 5급 직원 B(44)씨를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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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원 누비자 보관대./전강용 기자/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부정한 방법으로 발급받은 ‘직접 생산확인 증명서’를 이용해 창원시가 발주한 자전거 보관대 설치공사 입찰에 총 9차례 참여, 9억원 상당의 공사대금을 편취했다.

    직접 생산확인 증명 제도는 정부가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중소기업들의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도입한 자격 제도로 공공기관에서 발주하는 특정 조형물 등 설치 공사에는 이 증명서가 있어야 입찰 자격이 주어진다.

    이에 A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휴대폰 케이스 디자인 회사의 간판을 자전거 제작업체로 변경, 사무실에 기계를 가져다 놓는 등의 방법으로 사무실을 제품생산 공장인 것처럼 가장해 직접생산확인증명서를 발급받아 창원시에 제출, 설치공사 입찰에 참여한 것이다. A씨는 이와 함께 창원경륜공단 직원에게 입찰 과정에서의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1950만원을 건넨 혐의다.

    A씨는 낙찰을 받은 후 제품을 직접 만들지 않고 공사 전체를 다른 중소기업에 일괄 하도급 준 뒤 전체 공사비 중 30% 정도를 받아 챙겼다.

    한편 창원지검은 이들 외에도 중소기업 직접 생산확인 증명제도를 악용해 전국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조형물 등 설치공사를 수주한 업체 2곳을 적발, 업체대표와 임원 등 3명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했다. 또 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부산시 공무원을 구속 기소하고, 입찰제안서 평가위원으로 참여하며 돈을 받은 부산·대구 등 지역 대학교수 6명을 뇌물수수·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직접 생산확인 증명제도’를 악용해 지난 2년간 국립서울현충원 사진 전시관 설치사업, 국립등대박물관 해양관 전시시설 설치사업, 경북 포항 과메기 연구센터 전시시설 설치사업 등 40여 건의 공사를 수주, 18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확인했다.

    창원지검 관계자는 “전국에서 비슷한 형태로 중소기업 직접생산증명제도를 악용한 비리 사건이 발생하고 있었다”며 “직접생산증증명서 발급과 관련해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관련기관에 제도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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