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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또한 지나갔다- 전강준 경제부장(부국장)

  • 기사입력 : 2018-09-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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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여름의 더위는 기록적이었다. 지난달 1일 강원도 홍천의 최고기온이 41도. 1942년 대구의 40도 기록이 76년 만에 깨져 올여름 무더위의 강습을 알렸다. 서울은 종로구의 서울 대표 관측소에서 이날 39.6도를 기록해 190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11년 만에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온도였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이곳뿐만 아니라 40도를 육박하는 날씨가 한 달 내내 우리나라 전역을 달궜다. 더위가 ‘재난’에 이를 정도였다.

    ▼살인적 더위는 모기의 입이 삐뚫어진다는 ‘처서’를 지날 때만 해도 꺾일 줄 몰랐다. 지구온난화 얘기도 다시 회자되며 매년 이런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하지만 이 무더위는 24절기 중 15절기인 백로(8일)를 일주일 앞두고 한풀 꺾였다. 대개 처서를 기점으로 더위가 누그러졌음을 볼 때 이번에는 백로를 앞에 뒀으니 예년보다 10일간 더 달군 것이다. 하지만 폭염의 위엄은 계절의 변화 앞에 어김없이 수그러진다.

    ▼더위의 시작과 끝을 보고 있노라면 꼭 인생 같다. 더위의 강렬함은 젊은 청춘이고, 마지막까지 버텨보는 맹렬한 더위는 지는 청춘을 잡아보려는 몸부림 같다. 그래서 1년 내내 갈 것 같은 불볕더위도 시간의 변화 앞에선 꺾임이 어김없다. 1년 4계절 중 한 계절이니, 화무백일홍(백일 붉은 꽃은 없다)이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없다. 그 팔팔한 청춘도 느려지고, 보는 시각도 달라진다. 불볕더위는 영원할 수 없는 절대진리를 안겨준다.

    ▼30억년 후 지구의 미래는 태양 팽창 탓에 엄청난 무더위로 행성 간 이주가 시작된다고 한다. 동면을 하는 곰은 여름에 자고 겨울에 활동하는 등 생태계가 바뀌고, 사람은 태양과 더 떨어진 목성, 금성, 토성으로 이사 가듯 이주가 이뤄진다고 과학자들은 추정한다. 이후 지구는 불타오르고 종말을 고한다. 영원할 것 같은 지구도 생의 끝이 있다. 짜증스런 더위와 추위 등 이상기온이 잦겠으나 이 또한 끝이 있다. 차라리 더위의 꺾임이 미리 한 해를 종강하는 아쉬운 기분만 던진다.

    전강준 경제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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