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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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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롱 게임(Long Game)- 양영석 문화체육부장·부국장대우

  • 기사입력 : 2018-09-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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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에는 축구, 농구, 복싱, 유도 등 정해진 시간 안에 경기하는 시간 제한 종목이 있는 반면 야구, 골프, 테니스 등 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계속 경기하는 시간 무제한 종목이 있다. 예를 들어 축구는 전·후반 90분 경기를 하고 승부가 나지 않으면 전·후반 30분 연장전을 한다. 그래도 승패가 결정되지 않으면 승부차기를 한다. 하지만 골프나 테니스 등은 승자가 결정될 때까지 경기를 한다.

    ▼개인이나 팀 대결에서 서로 기량이 비슷하면 좀처럼 승부를 내기 어렵게 된다. 지난 7월 열린 윔블던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강전에서 케빈 앤더슨과 존 이스너는 6시간 36분간 경기를 했다. 존 이스너는 테니스 역사상 최장시간 경기 기록을 갖고 있다. 그는 2010년 윔블던 대회 1회전에서 니콜라 마위와 2박 3일(11시간 5분)간 혈투를 벌였다. 2014년 제59회 일본 전국 연식야구 고교대회 준결승에서 기후현 대표 주교 고교와 히로시마현 대표 소토쿠 고교는 4일 동안 경기를 치렀다. 50회까지 10시간 18분이 소요된 이 경기는 야구 역사상 최장 이닝 기록을 남겼다.

    ▼근래 스포츠 경기시간은 단축되는 추세다. 길고 지루하면 바쁜 현대인들에게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는 올 시즌 ‘투구 제한시간 20초(주자가 없을 때)’를, 지난해에는 ‘자동 고의4구’를 각각 도입했다. US오픈 테니스대회는 올해 서브권을 가진 선수가 공을 받은 뒤 25초 이내에 서브해야 하는 ‘서브 25초 샷 클락’ 제도를 만들었다. 미국골프협회(USGA)는 ‘40초 안에 샷’ 등 규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흔히 ‘스포츠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한다. 꿈과 도전, 성공과 좌절, 환희와 비애 등 삶의 모든 요소가 그 안에 집약적으로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무한정이지 않으니 인생은 시간 제한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이 되지 않으려면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지 말고 꽉꽉 채우며 살아야겠다.

    양영석 문화체육부장·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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